강릉대첩 - 중
최재효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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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있지만 노비가 되어 따로 떨어져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지금 이옥은 두 여자의 총애를 받았다. 하지만 뱀에게 물렸을 때 독을 빨아가며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선우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는 그녀가 아니었던가. 그렇게 그들은 선우의 엄마에게도 인정을 받는 그런 사이가 되고 언약식으로 맺어진 사이가 된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48p

학교 다닐 때 고전문학 시간에 배운 정읍가를 이 소설에서 볼 줄이야. 아무 뜻도 모르고 무조건 외워야만 했던 아응 다롱디리가 이토록 반가울 줄이야 학창 시절의 나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읍사는 행상나간 지아비가 돌아오지 않자 아내가 남편의 무사기원을 바라며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 이런 사실을 분명 그때도 배웠을 텐데 기억이 나지 않음은 어쩐 일인가. 그만큼 고려에 대한 관심이 없었음을 의미하는 바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고려군은 왜구들이 나타났다는 말만 들어도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이제 이옥 총관이 있으니 왜구들이 쳐들어와도 한번 붙어 볼 만 합니다.

62p

이옥은 끊임없이 군사 훈련을 시킨다. 비단 군인들 뿐 아니라 주민들도 그리고 나아가 아녀자들도 모두 제외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활 쏘는 훈련을 가장 많이 하는데 아마도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것이어서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한다. 왜에서도 그를 백의신궁으로 알고 경계할만큼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증명해주지 않던가. 관노로 강릉에 왔던 그는 노비의 신분이기는 하지만 총관이 되었고이제는 강릉도 군사로 승차하여 임명이 되었다. 그야말로 모든 권한을 다 가진 것이다. 그에게 이런 특혜를 베풀어 준것은 정말 전례 없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군사. 조심하게 군사는 우리 강릉의 기둥이네.

기둥이 없으면 강릉이 어찌 되는지 잘 알 것이네. 꼭 무사하기 바라네.

195p

특히 여기서 해귀 부대를 주목하게 된다. 그들은 왜군의 배 밑으로 들어가서 배에 구멍을 뚫는 임무를 맡았다. 특수부대원들인 셈이다. 그들의 활약으로 인해서 큰 승리를 거두게 되니 이 또한 이옥이 앞을 내다본 것이라 할 수 있다. 신라에 장보고가 있었고 조선에 이순신이 있었다면 고려에는 이욱이 있는 것이다. 그런 중요한 존재를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니. 

왜군들은 강릉이 아닌 강구와 덕원으로 먼저 들어왔다. 그곳은 왜를 대적할 수 없었다. 피난을 갔던 사람들도 모두 죽임을 당하고 아녀자들은 끌려갔다. 그 과정에서 너무나도 화가 나는 것이 숨어 있던 사람들을 왜놈들에게 안내한 것이 바로 고려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동족을 팔아 넘긴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려고 그랬다는 변명을 늘어 놓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들의 목숨이 유지되는 것이 아님을 너무나도 잘 알지 않던가. 가장 큰 적은 가장 가까이 있다는 말이 너무나도 잘 맞음을 탄식할 수밖에 없다. 아리랑을 읽으면서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왜 우리는 이래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미 고려 시대부터 우리는 이러고 있었다. 

왜군의 선발대는 이옥 한 명에게 모두 당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아직 본진이 남았다. 이제 그들이 곧 온다. 이옥도 그들을 대비했다. 이곳 강릉에서 이제 곧 큰 전쟁이 날 것이다. 그 대첩의 승자는 누구일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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