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끼리 만든 회사. 일단 이 분위기부터 너무 부러웠다. 회사가 잘 나가고 튼튼한 기반이 있고를 떠나서 그 분위기 자체가 부러웠던 것이다. 일을 하되 조금은 부드럽고 격식이 덜한 그런 분위기랄까. 하지만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나 그러하듯이 그곳에서도 문제점은 발생했다. 아무래도 다른 회사보다 오래 사무실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청소 및 요리가 문제가 된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가사도우미를 고용한다. 가케이 씨다.
이 회사의 단 혼자 여자였던 고유키는 내심 불편했다. 그렇다고 그녀가 그 모든 것을 담당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물론 조금은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불편했던 것은 아무래도 자신의 자리가 사라졌다고 느낀 탓일까. 그녀가 맡은 일이 비단 그것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가케이 씨는 그런 부분까지도 다 공감해주고 이해하는 듯이 보인다.
가케이 씨가 회사에 등장하는 것은 일주일에 몇번 그것도 몇 시간 만이다. 그런데도 회사의 분위기는 새로와진 것 처럼 보인다. 그것은 바로 가케이 씨가 만들어 내는 음식 때문이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녀가 만들어 내는 것이 별로 거창하거나 그런 음식은 아니다. 오히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주먹밥 같은 것들이 더 많다. 그럴지라도 그 회사에 맞게 일하는 사람들의 식성과 열량에 맞춰서 신경써서 만드는 그녀의 솜씨는 프로다운 면모를 보인다.
이야기는 비단 회사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의 가케이 씨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그녀가 회사에서 일하지 않을 때의 모습도 보여준다.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서의 모습은 또 어떻게 비칠까. 그녀가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다른 사연은 무엇일까.
스릴러나 호러 등 장르소설에도 여러 세부장르가 존재한다.그런 장르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그러나 음식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아니 음식을 소재로 해서 거기에 미스터리를 양념으로 끼얹은 이야기는 그보다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음식 미스터리라면 작가나 출판사를 보지도 않고 선택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앞으로 나올 또 다른 이야기들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