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지 - 푸른 눈의 청소부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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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엄마]는 많은 대본집 중에서 가장 나를 울렸던 그런 이야기였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내가 일부러 찾아서 보아야 할 정도로 말이다. 닻별이는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독불장군이었다가 천천히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본집과 드라마 그리고 소설까지 한 이야기를 모든 미디어를 총동원해서 읽고 보기는 바보엄마가 처음이었고 끝이었다.

그런 최문정 작가가 신작을 냈다. 그것도 장르소설이다. 스릴러다. 솔직히 의아했다. 왜? 라는 생각도 들었따. 장르소설가가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내가 든 의문점은 당연한 사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장르소설가이던 아니던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첫장을 여는 순간 그 엽기적이고 잔인하면서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그 이야기에 몰입했다. 시작을 지하철 역에서 앞 차를 놓치고서 읽기 시작했고 마지막을 공원 벤치에서 쌀쌀함을 느끼면서 읽었다. 가을날의 공원 벤치는 몰입해서 책을 읽기에 그만인 장소였다.

넌 괴물이야!

두 사람의 사건. 그들은 고환이 잘렸지만 죽지는 않았다. 이런 범행은 십중팔구는 성적인 원인이 관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보복인 경우가 많다. 더구나 당한 피해자들의 면면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친딸을 성폭행하고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던 그들이 아니던가. 사건이 일어나도 이 범인을 잡겠다는 경찰은 나서지 않는다. 빠질 방법을 강구할 뿐. 사람들은 오히려 청소부라 불리는 가해자를 두둔한다. 그래도 싸다고 말이다. 복수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 범행의 범인은 누구일까.

얼마전 지하철 역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생각났다. 구속 하루 전 저질러진 범행. 스토킹에 대한 형량이 너무 낮다는 말도 했다. 그와 같다. 미성년자 성폭력에 대한 형량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거기에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감형까지 더해지면 형량은 더 내려갈 수도 있다. 언제나 내가 주장하는 것은 단 하나다. 심신미약은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약을 먹던 술을 먹던 자의로 인해서 먹고 저지른 범행인데 그것을 왜 감안해주어야 하는가 말이다. 

그런 성폭력범들이 출소해서 어디로 오겠는가. 다시 자신이 살던 동네로 오지 않겠는가. 만약 피해자가 그동네에 그대로 살고 있다면 그들은 그 동네에서 마주쳐야만 하는 운명이 된다. 피해자로서는 그런 악몽이 이 세상에 또 존재할 수 있을까 싶을 것이다. 성폭행은 무조건 남자가 여자에게 가해지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반대의 경우도 많다. 성의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남자던 여자던 자신의 힘이나 권력을 믿고 함부로 해서는 안되다는 것이다. 그것이 다른 폭력보다 더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수도 있으므로 말이다. 더구나 친딸이라니. 이런 인면수심의 행동은 단순히 몇년 형이 아니라 무기에 처하면 안되는가 말이다. 

보드카는 시릴 정도로 차가웠고, 푸딩은 부드러웠고,

딸기잼을 넣은 요구르트는 조금 달았다.

337p

자고로 집은 가장 편안하고 가장 안전해야 하는 장소여야만 한다. 어려서부터 폭력과 성폭행에 시달려온 어린이가 어찌 바르게 자라날 수 있을까. 꼭 보복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범죄자인 청소부를 왜 응원하게 되었는지 왜 옹호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경찰들이 왜 이 사건을 서로 맡지 않으려 했는지 사법부에서는 잘 새겨봐야할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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