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는 조사관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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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송시우라는 작가의 이름은 기억하게 된 것은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을 읽고 나서였다. 표지도 상당히 아름다웠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 이야기를 읽고 한국에도 이런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있다! 라고 혼자 들떠서 동네방네 이 이야이가 재미나다고 떠들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달리는 조사관]을 읽고서는 그 들뜸이 약간 수그러 들었는데 아마도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달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 이후 [대나무가 우는 섬]을 가지고는 독서토론도 했으니 아직 작가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할 수 있겠다.

[구하는 조사관]은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달리는 조사관의 후속작이다. 솔직히 후속작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더욱 뜻밖이었다. 하지만 작가의 말에서도 보듯이 열린 결말을 추구하는 작가의 특성상 앞서의 이야기가 그렇게 완벽하지 않은 채로 궁금하게 끝나면 독자들은 당연히 궁금하기 마련이다. 미리 스포를 하자면 이 이야기는 완벽하게 닫힌 엔딩이다. 더이상 어디로 피할 수 없을 만큼 꽉 막힌 결말을 주고 있어서 왠지 모를 뿌듯한 포만감을 느낄 수도 있다.

윤서와 지훈, 홍태와 달숙까지 표지에 나온 그대로 총 네 명의 인권조사관이 그 주인공이다. 각각의 이야기를 이끌이어 가다가 마지막에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런 것을 앙상블 캐스트라고 한다고 작품 해설에 나와 있다. 덕분에 하나 또 배웠다. 이런 캐스트의 경우 각 이야기의 주인공이 다르게 전개가 되므로 다양성을 추구하면서 그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을 준다.

프롬 제네바, 버릴 수 없는 여자, 감사변태 변신재는 짧은 이야기로 전개가 되는 반면 책의 반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길게 전개되는 끝까지 구하는 승냥이가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이야기는 달리는 조사관에서부터 이어지고 있으니 이왕 읽으려면 전작을 읽고 연달아 읽으면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연쇄살인범 최철수가 죽으면서 편지를 남긴다. 끝내 찾을 수 없게 된 마지막 시신. 홍태는 자신이 이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비를 들여서까지 마지막 그 마침표를 찍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오히려 죽은 자로부터 농락을 당하는 처지에 이르게 된다. 

시체는 발견되었지만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의 신원이냐 이름은 알지만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피해자의 시신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알려주겠다고 거들먹거리던 최철수의 행태에 대해 얘기했다.

261p

자신이 무엇을 선택해도 그가 가르쳐줄 리 없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원하는 바와는 반대로 알려준 범인. 그는 찾지 못한 피해자의 시신을 찾아야만 했다. 아니 혹시나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시신을 찾기까지는 끝이 아닌 것이다.

사실 조사관들이 주인공이다보니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했다. 형사들처럼 공권력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자세한 조사 같은 것은 쉽게 할 수가 없다. 공무원이라 해도 말이다. 그렇다고 탐정이 되어서 자신의 본업을 팽개칠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그런 발란스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이 이야기는 전작보다 더 한쪽으로 기운 모습을 보여준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듯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로 인한 흥미를 높여주고 있다. 송시우라는 작가의 다양한 이야기를 더더더 맛보고 싶어졌다. 다음에느 또 어떤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갈지 기대를 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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