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봉달, 헌상자,헌소리, 헌신자, 헌총각, 헌자식, 헌정치, 헌학문, 헌금함
이게 다 무슨 소리냐 싶을 것이다. 헌 이라는 글자를 빼고 읽으면 그냥 저냥 알 것도 같은데 붙여 읽으니까 이상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붙이니까 아예 더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다. 금함이라는 이름도 살짝 어색하기는 하지만 헌금함이라고 성까지 붙여 읽으면 정말 저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실제로 이런 이름이 있지는 않겠지만 인명사전을 검색해 보면 강아지나 고양이 같이 정말 이런 이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상한 이름들도 존재한다고 하니 헌씨라는 게 존재하지 않다 뿐이지(내가 몰라서 그렇지 어딘가에서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 너무 허무맹랑한 설정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고 그런 점이 또 아예 배제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이야기 속에서 전부 현실적이라는 단어는 조금 빼고 보아도 좋겠다. 특히 후반부 들어서 그 무덤을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너무 꿈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서 아니 왜 그렇게 흘러가야 하는데 하고 약간은 어벙하게 입을 딱 벌리고 쳐다보게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