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남자 그리고 소년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각 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들은 현실에서 힘든 상황에 놓여있고 그렇게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여관이라는 두 글자만 있을뿐 다른 어떤 표시도 없다. 주인공들만 등장하고 다른 손님은 없는지 조용하다. 손님은 없는데 직원은 존재한다. 그것도 아주 특색있는 직원이다. 직원을 설명해 놓은 글을 잘 읽어가다보면 묘하게 어울리는 고양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아름다운 오너란 잘 관리되어 있는 페르시안 고양이를, 흰샌 바탕에 갈색과 검정색 무늬가 있는 옷을 입은 프린트 직원은 삼색 고양이를 그리고 오드아이는 고양이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니던가. 거기에 천방지축인 보이까지 합하면 그야말로 고양이 총집합체가 된다.
그들은 자신의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도와준다. 자신이 맡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저지른 일을 처리해야 하는 여자와 임신한 여자 친구에게서 도망치는 남자 그리고 임신했다는 이유로 해고 당한 여자와 힘든 스포츠 동아리 활동에서 도망친 소년 그리고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여자까지 나이 대도 성별도 그리고 물론 이곳까지 오게 된 경우도 다양하다. 자발적으로 오게 된 경우도 있지만 길을 잃고 오기도 하고 어쩌다 보니 오기도 한다. 그들은 이곳에서 공통적으로 다섯 살 짜리 여자 아이를 만난다. 그 아이를 통해서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되며 어떤 도움을 얻게 될까.
뒷표지에는 그곳에 머문 손님들은 어김없이 서늘한 악몽을 겪는다라고 적혀져 있지만 난 그들이 위안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일을 겪었다. 누구에게라도 위안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누구도 이해 못할 수도 있고 오히려 답답해지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던가. 사람과 사람의 이해관계란 한계가 있는 법이니 말이다. 이곳 미아키스에서는 다르다. 오드아이의 요리사가 해준 요리를 먹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렇게 하라고 적확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아낸다.
소설 속의 고양이들은 참으로 신기한 존재들이다. 현실의 고양이는 별로라 하고 무서워 하지만 소설 속의 고양이들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그들이 인간의 마음을 대변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그들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러니 고양이가 나오는 소설을 외면하기란 앞으로도 계속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