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 호텔 스토리콜렉터 101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김미정 옮김 / 북로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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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있었던 폰지 사기를 바탕으로 세워진 이야기. 사실 금융 쪽에 무지한 터라 사기라는 것만 알았을 뿐 폰지 사기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이야기 속에서도 나와있지만 검색을 해본다.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 말로,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Charles Ponzi)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되었다. 이것이 두산백과에서 나오는 가장 일반적인 정의다. 이익을 준다고 해 놓고 다음 투자자를 모집해서 그 돈으로 앞의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돈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야말로 돈이 돈을 버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에도 단점이 있었으니 더이상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하면 줄 돈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것이 사기라는 것이 바로 들통이 나게 되는 것이다. 언제 밝혀지느냐는 시간 문제일 뿐이다. 마치 머리 위에 바람이 가득한 풍선을 매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옆에서 계속 펌프를 누를테고 언젠가는 터질테니 말이다.

호텔의 바에서 일하던 빈센트는 그날 그를 만났다. 호텔의 주인이자 부자였던 조너선 알카이티스. 그들은 서른 살이 넘는 나이의 차이를 가지고 있었지만 빈센트는 돈이 필요했고 조너선은 그녀의 젊음을 돈으로 산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남들에게는 결혼한 것처럼 행동했다. 그것이 그들의 계약이었다. 빈센트는 돈 걱정 아니 돈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니 행복했을까.

다양한 인물들이 줄줄이 나오게 된다. 누군가는 여윳돈을 누군가는 전 재산을 누군가는 퇴직금을 투자했다. 조금이라도 이자를 받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조너선이라는 사람을 믿어서였을 것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들도 자신의 돈을 아무에게나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있는 사람이 더하다고 얼마나 철저하게 알아보았겠는가. 하지만 사람들의 입소문은 믿을 수밖에 없고 더군다 고위층이나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이 추천을 하면 그것은 더욱 신뢰가 가는 투자가 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채 그들은 자신들의 돈을 밀어 넣은 것이다.

사기범은 누가 보아도 선한 인상을 준다. 전혀 아무도 속이지 못할 것 같은 그런 사람인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것을 다 퍼주는 그런 사람이다. 여기 조너선도 그랬다. 온몸으로 침학함을 발산했고 허세를 부리지 않고 거만하지 않고 자신감 넘치되 오만하지 않고 차분하고 절제할 줄 알며 지적이고 남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 그것이 바로 이 이야기 속에서 말하고 있는 조너선이다. 그리고 바로 그 조너선이 사기를 친 것치다.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다라는 말이 새삼 다시 생각나는 시점이다.

돈이 그 자체로 하나의 나라라는 걸 깨달았죠.

104p

돈은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다.

151p

그렇다면 돈은 믿을만한가. 본문 속에서는 돈이 하나의 나라라는 것을 강조라도 하듯이 반복되어 나온다. 돈이 나라라. 그럴 수도 있겠다. 돈은 그들만의 특별한 세상을 만들어 준다. 사람들은 돈이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는다. 아니 무시하지 못하는 것일까. 자신들에게도 언젠가 돈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돈을 좆지 말라는 말도 있다. 사람이 돈을 좇는 것이 아니라 돈이 사람을 좇게 해야 한다고 했던가. 사실 돈을 버는 방법을 모르겠다. 그저 착실히 일을 하고 그 대가를 받아 저축하는 것이 전부인 나에게는 다단계의 공격적인 투자는 성향이 맞지 않는다.

글래스 호텔. 성경 속에서는 모래 위에 집을 짓지 말고 반석 위에 집을 지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다고 말이다. 글래스 호텔은 유리로 만들어진 호텔일까. 그 호텔이 의미하는 바는 유리로 만들어 속이 훤히 비치는 그런 호텔인 것일까 아니면 유리로 만들어 내구성이 전혀 없는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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