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라의 비밀 약방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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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1년의 넬라와 엘리자 그리고 현재의 캐롤라인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그때 당시 여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약방을 운영하던 약제사 넬라. 그녀는 엄마가 하던 일을 물려받았지만 그녀의 약방 뒷문은 누군가를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누군가를 죽이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물론 그 사실을 아는 것은 같은 여자들 뿐.

최근에 배운 것이 있다면 비밀은 삶을 망쳐놓는다는 것이다.

347p

남편과 같이 결혼기념일을 맞아서 런던으로 여행을 오려고 했지만 그가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아내고 결국 혼자서 여행을 온 캐롤라인.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지금부터 무엇을 하느냐도 문제다. 계획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와 함께 세웠던 계획이 아니던가. 그가 없는 지금 그녀는 혼자서 무엇을 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캐롤라인이 무작정 투어에 참여하고 그로 인해서 일어나는 사건은 분명히 넬라와 연결될 것이다. 그리고 넬라의 비밀 약방은 엘리자에 의해서 무언가 변화가 생길 것이다. 어느 정도 유추 가능한 이야기들의 전개로 인해서 조금은 흥미가 반감될 수도 있겠지만 장르 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매혹적으로 빨려들 소재다. 거기다 잔인함은 전혀 나오지 않고 오히려 오해와 인간 관계의 어려움이나 실수로 인한 사건들이 부각되고 있어서 장르소설의 재미는 맛보고 싶지만 끔찍함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결혼으로 인해서 자신이 공부하고 싶었던 것을 접었던 캐롤라인의 변화도 눈여겨 볼 만하다. 그녀는 갇히고 싶지 않았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결혼을 했고 아이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원래는 영국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꿈이었던 그녀. 넘편이 멀어진 지금 오히려 자신의 꿈이 새롭게 다가오게 된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게 된 것이다. 그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녀의 결정에 더욱 동조하지 않을까. 자신의 심정을 대신 그녀가 알아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난 약제사야. 여자들에게 치료약을 나눠주는 게 내 의무지. 오랜 세월 여자들이 날 찾아왔고, 난 그들에게 원하는 것을 줬단다. 그들의 비밀도 지켜주었고, 그들의 짐을 다 받아냈지.

186p

여자들의 약방 여자들을 위한 약방 여자들만의 약방. 그녀들을 무엇이 그렇게 답답했을까. 누군가를 죽여야 할 정도로 말이다. 여자들이 아플 때 필요한 모든 약들이 가득한 넬라의 약방이었고 그녀가 숨긴 비밀 약방도 결국은 여자들의 아픔을 달래주는 그런 용도였다.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 또한 그녀들의 아픔이었기 때문에 말이다. 남자들이여 여자들을 조심하라.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여자라는 것을 잊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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