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표지를 살폈어야 했다. 퀴어 로맨스. 이 책은 아이와 사이카 그 둘의 이야기였다. 사이카도 그렇지만 아이도 처음부터 동성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각기 남자친구가 있었으니 말이다. 단지 서로를 좋아했고 그 상대방이 여자였던 것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맞겠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질투도 한다. 파티에서 서로의 이상형이다 싶은 그런 남자를 보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이 사랑이 그저 평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한쪽은 휴대폰 판매를 하고 한쪽은 연예인이다. 당연히 숨겨야 할 것이 많은 그런 직업이다. 하물며 동성 애인에 대한 것은 더욱 극비로 해야 할 판이다. 그러다 보니 부자연스러움도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그로 인한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단기간의 사랑을 그리지 않았다. 그들은 오랜 시간을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만났다. 세월이 흘러도 끝없이 차오르는 마음을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겠다. 진정으로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오래 만나지 못해도 그대로 남아 있는 법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겨낸다는 말이 진리로 여겨지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