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 Part 1 07 전지적 독자 시점 1
싱숑 지음 / 비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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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나리오가 도착한다. 조금 쉴만한가 싶으면 속속들이 도착하는 그런 시나리오다. 조금도 여유를 부리는 것을 성좌들이 못 견뎌하는 것인가. 이번에 그들에게 주어진 건 '최강의 희생양'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다. 괴수들에게서 살아남으라는 것이 미션 내용이다. 말로 하면 참 쉬워 보인다. 괴수들은 어느 것 하나도 만만하지 않다. 그러기에 살아남으라는 것이겠지. 거기다 제한 시간도 없다. 보상은 물음표로 되어 있다. 실패하면 그냥 사망이다. 누군가가 죽음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괴수에게서 죽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실패 조건이 붙은 것이다. 실패 시 사망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보상 조건이 궁금해진다. 이쯤되면 이 보상이 궁금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할 판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추가 클리어 조건이 붙었다. 서울 화신의 절반이 사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야 알았다. 자신들의 생각보다 너무 많은 화신들이 남아 버렸으니 그 인원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그것도 확.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완전히 센 괴물을 투입시키는 것이 아니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를 투입함으로 저들의 인원을 과감히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신들이 시나리오를 만들고도 혹시나 그대로 인원이 남을까 싶어서 추가적인 조건까지 넣어둔 꼴이라니. 왠지 뭔지 모르게 조금은 치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죽음의 공포를 느낄 수는 있지. 그게 인간의 삶을 가능하게 해. 평범한 인간과 너의 가장 큰 차이점이고. 83p


거기다 더 중요한 조건이 하나 더 있다. 가장 강한 화산 한 명이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맞다. 막연하게 화신의 절반이라고 하면 실력 없는 일반 화신들만 죽어버리면 진짜 강한 화신들만 살아남을 것이고 그것은 전체 발란스를 유지하기에 감당이 되지 않으니 이런 조건을 하나 더 넣어 놓은 것이다. 도깨비는 혹시나 가장 강한 화신 한 명이 희생정신이 강하다면 그가 자진해서 죽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한다. 얄밉다. 이제야 저 미션의 제목이 이해가 된다. 최강의 희생양. 최강이라는 것은 가장 강하다는 것이 그게 어떻게 희생양이 되지라고 생각했더니 스스로 희생을 하라는 소리였구나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스스로 내가 죽겠소 하고 나설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목숨이 두 세개가 아닌 이상은 말이다. 아니 설사 두 세개라 하더라도 자신이 희생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여기 가장 가장 화신이 자신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도깨비는 그들에게 조금의 편의성을 제공해준다. 지금 가장 강한 화신 톱 텐을 불러 준 것이다. 거기는 누가 포함되어 있을까.



매번 말하지만, 멸살법을 읽었다고 해서 정말로 그 인물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결국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텍스트고, 그것은 한 번 가공되어 내게 전해지는 것이다. 26p


이야기를 읽었다고 그 모든 이야기가 그대로 전개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김독자의 행동에 따라서 시나리오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안다고 해서 등장인물의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실제로 그 이야기가 구현되어 전개되고 있을 때도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다음 벌어질 상황 같은 것이 자신이 읽은 그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독자가 전체를 읽은 모든 이야기는 단지 참고만 되어 줄 뿐이다. 


화신이라는 이름의 사람. 성좌라는 이름의 전능자들. 그리고 각종 괴수들과 도깨비들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재미를 주는 데다가 서바이벌 게임의 전개는 당연히 읽는 즐거움을 보장해준다. 이 소설의 웹툰을 찾아서 봤다. 상당히 거친 선들의 그림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그림으로 전개되는 것들이 조금은 신기했다. 웹툰과 소설의 차이점도 확실히 드러났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가 더 좋았지만 어린 나이대의 학생들에게는 웹툰이 더 재미나 보이기도 할 것이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상상력을 동원하고 이야기의 전개를 생각하는 데는 이야기라는 텍스트가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군다나 김독자가 읽었던 것은 웹소설이었으니 이야기라는 장르에 더 적합해 보이기도 한다. 이제 마지막 한 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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