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노 교코의 서양기담 - 무섭고도 매혹적인 21가지 기묘한 이야기
나카노 교코 지음, 황혜연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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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일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미술 전반부에도 조예가 깊은 사람이다. 그래서 아마 이런 책도 쓸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의 입장에서 본 서양기담 이야기다. 일본에서는 어떤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하면서 가끔 비교되는 점도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빼고는 일본이라는 색이 드러나지 않으므로 선입견 없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총 21개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전해져 오는 이야기들이 어떠하다 라고 간략하게 설명을 하고 그에 대한 증거라던가 설명을 하는 식의 구성이다. 그림 자료나 다른 자료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읽는 재미와 함께 보는 재미 또한 더해준다. 이런 기담이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은 지금도 방송되는 <서프라이즈>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도 많이 방영되고 있다. 그런 것만 보아도 사람들이 이런 기묘한 사건에 보이는 관심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마녀사냥의 실상을 알면 알수록 사람이라는 사실이 싫어진다. 70p


처음 이야기는 피리 부는 사나이다. 내가 알고 있는 전설은 피리 부는 사람이 어떤 마을의 쥐를 없애줬는데 돈을 주지 않아서 아이들을 다 데리고 가서 물에 빠뜨려 죽었다던가 하는 버전이었다. 이 전래동화를 가지고 변형시켜 쓴 이야기는 찬호께이의 [마술피리]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소설 속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라고 하니 더욱 놀랍다. 저자는 이 이야기가 원래 버전이 어떠했음을 알려주면서 이 이야기가 처음 그려졌던 그림을 보여준다.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연도와 사라진 아이들의 숫자만은 명확하다. 그리고 확실하게 이거다 라고 증명된 이론은 아직도 없다. 그러니 이것은 그대로 미스터리로 남아 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풀리지 않는 신비로움이 있는가 하면 바로 뒤에 이어지는 만드라고라 같은 경우는 왜 이 식물에 관한 전설이 생겼으며 또 사람들이 왜 그리 생각하는지에 대한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읽어보면 괴담이 만들어 진 것도 이해가 되고 그 것이 괴담이 아닌 과학적 사실임도 이해가 된다. 이런 식으로 딱 확실히 설명을 해주고 넘어가는 기담도 있다. 백악관의 유령이라는 제목에서는 백악관에서 보여지는 유령의 존재에 관해서 이야기와 함께 링컨과 케네디의 기묘한 공통점에 관해서 페이지를 할애했는데 이것은 평행이론으로 어디선가 보았던 이야기여서 새롭지는 않았다. 


드라큘라나 뱀파이어 이야기도 서양기담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요소다. 루마니아에 갔을 때 드라큘라 백작의 생가를 개조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기도 하고 원래 이름은 브란성이지만 드라큘라 성으로 더 알려진 곳도 방문한 적이 있어서 이 이야기는 내가 보았던 부분과 비교해 가면서 읽게 된다. 


개구리 비라는 제목의 이야기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라는 영화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평범하게 여겨지는 그 하늘에서 비나 눈이 아닌 무언가가 내려온다면 어떠하겠는가. 내릴 리 없는 것이 내리는 현상을 '파프롯스키스'라고 한단다. 새로운 단어를 또 해나 배웠다. 중요한 것은 이 현상이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어났다고는 하지만 왜 일어났는지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 사실 이것도 성경 상에 기록이 되어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탈출하는 출애굽기가 바로 그 근원이다. 바로는 백성들을 놓아주지 않고 모세가 일으켰던 메뚜기 떼들. 이 또한 파프롯스키스의 일례가 아닐까. 


증명이 되었던 되지 않았건 간에 기담은 언제나 흥미롭다. 직접 내가 보아서 더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고 알고 있는 이야기라서 그 실질적인 증거들이 더 궁금할 수도 있다. 언젠가는 과학이 더 발달하면 이 기담 중에서 풀리지 않았던 사건들이 증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또 다른 서양기담 책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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