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리그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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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규 작가의 책은 한마디로 참 독하다. 아주 달달해 보이는 제목인 [크리스마스 캐럴]도 제목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는 통에 약간 당황했다가 [반인간선언]의 두번째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이해했었다.그런가 하면 제목에서부터 뒤통수를 치겠다고 작정하고 달려드는 [나쁜 하나님]이라는 책도 어떻게 이런 식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가 하면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반인간선언]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머리속에서 주원규 하면 바로 독하겠구나 하는 선입견이 심겨져 있는 셈이다. 그러니 이 또한 마찬가지겠다라는 생각으로 읽어본다. 



우린 죽고 싶어도 죽을 수가 없습니다. 85p


2백 페이지가 안 되는 얇은 책이다. 독해봤자 얼마만큼 독하겠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실제로 다른 책들에 비해서 생각외로  그렇게 강도가 센 표현이라던가 잔인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지금 서초동에서 이런 식의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에 섬짓해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는 결코 부정부패에서 자유로운 그런 나라가 아니니 말이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서초동을 배경으로 검사와 기자 그리고 그들간의 권력 줄다리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권력이 곧 돈이고, 돈이 곧 권력이 된다. 23p


나와 같은 일반 사람들일 경우 검사라는 직업은 이런 소설에서나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그들을 만날 일은 없다. 만나지 않은 편이 좋기도 하고. 하지만 신문이나 잡지 인터넷에서 기사로 심심치 않게 그들의 직업군이 들먹거려지는 것을 본다. 그러니 낯설면서도 그렇게 낯설지 않은 그런 사람들인 셈이다. 검사 백동수. 그는 부장검사 한동현의 호출을 받는다. 그에게 주어진 것은 검찰총장을 칠 계획이다. 


한 남자의 죽음. 그것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그 위에 사건들을 쌓는다. 절대로 도망칠 수 없게 촘촘하게 쌓아야만 한방에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빈 공간 허점이 발견되는 순간 그들도 그곳을 치고 반격을 할 테니 말이다. 검찰총장을 일개 평검사가 무너뜨린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정말 엄청나게 큰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가 어떤 위치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법에 위반되는 행동을 할 리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사건 사고 기사에는 심심치 않게 비슷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고 정치인들은 그런 권력의 남용이 당연한 줄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읽었던 [유령법안]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의원 외교활동이라는 목적으로 해외로 여행을 가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그런 식의 합법적인 남용이 얼마나 많이 행해지고 있는지. 그저 자신들의 것이 소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적으로 달려드는 사람들인가. 그런 식의 권력 다툼과 갈등이 검찰 이라는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바로 이 [서초동 리그]다. 그들만의 리그인 셈이다. 이제 판은 깔아졌다. 누군가는 쳐야 하고 누군가는 막아야 한다. 이 권력다툼의 전쟁에서 승리를 차지할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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