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 Part 1 05 전지적 독자 시점 1
싱숑 지음 / 비채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약에 말이야. 너가 살아가는 이 삶에서 미래를 알고 있다면 너는 어떻게 할래? 지금 우리가 평안히 살고 있던 이 세계가 갑자기 뒤집어지고 도깨비가 나타나서 미션을 던져주고 그 미션을 수행하지 않으면 죽는다라고 하면 말야 너는 어떻게 할래? 이 미션이 어떻게 끝나고 주인공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다면 말야 너는 어떤 선택을 할 거냐고 물어본거야 나는. 



[성좌, '긴고아의 죄수'가 고구마를 대비해 탄산을 준비합니다.] 14p


사람들은 살아가. 아니 죽어가. 사람이라는 존재의 끝은 죽음으로 끝나는 거니까 하루하루 시시각각 죽어가고 있는 것이지 뭐야. 그런데도 사람들은 살아가. 왜 그렇게 살아가냐고? 단지 죽을 수 없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일까? 인생은 한 번뿐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것일까? 죽는다는 것은 알지만 언제 죽는지 어떻게 죽는지는 아무도 몰라. 그런 것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난 그 사람을 예언자나 선지자로 믿고 따를 수도 있을 거야. 점을 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지 않느냐고? 응. 알아. 그들도 그렇게 말을 하지. 하지만 그들이 정확하게 몇 시 몇 분에 어떤 이유로 죽는다고 정확히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걸. 그저 여름이 되면 물 근처에 가지 말아라 뭘 조심해서 이런 이야기만 할 뿐이야. 그런 식의 뜬구름은 나도 잡을 수가 있을 거고 말야. 



입자 단위로 재생된 폐에 공기가 들어찼고, 시신경이 뭉쳐지며 시야가 드러나게 시작했다. 추상적으로 진행되던 정신 활동은 말랑한 대뇌피질 위에 고스란히 이식되었다. 140p


내가 왜 이렇게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길게 늘어 놓느냐면 말야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김독자는 자신이 처한 이 상황을 아주 잘 알고 있거든. 지금 그들이 처해 있는 이 상황은 김독자가 읽은 <멸망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는 웹소설 속이거든. 그 상황 속에 던져진 그들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이고 말야. 웹소설의 특성상 몇 명이 보았는지 카운트가 되는데 마지막 화까지 읽은 사람은 단 한 명 그것이 바로 김독자였어. 정말 대단하지 않아? 모르긴 몰라도 김독자의 MBTI는 ISTJ일지도 몰라. 집착이 강하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그런, 끈기 면에서는 만점이지만 상황 대처에 빠르지 못하고 남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그런 형 말야. 


그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고 있고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주 잘 알고 있어. 하지만 그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 가령 지금과 같은 상황 말야. 4권의 엔딩에서 나타난 열한살 짜리 꼬마 아이. 이 아이가 바로 '재앙'이야. 지금은 그냥 아주 순진해 보이는 꼬마처럼 보일지 몰라도 딱 닷새 후면 이 아이는 재앙으로 돌변할 거야.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바로 하나. 이 아이를 죽여야 하는 것이지 않겠어? 


앞에서 말했잖아. 미래를 알면 어떻게 할 거냐고 말야. 5일 후면 서울을 멸망의 길로 만들 이 아이가 지금 눈 앞에 있는데 결말을 뻔히 아는데 이 아이를 그냥 둘 거냐고. 그럼 나도 죽고 너도 죽고 서울이 다 없어진다니까. 그래도 그냥 둘 거냐고? 난 몰라. 결정하는 거 실어해. 그러니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줄 테니 결정은 너가 해. 1번 신유승이라는 아이를 죽인다. 2번 신유승이라는 아이를 살린다. 3번 신유승이라는 아이를 숨긴다. 어쩔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아이는 진짜 재앙이 돼. 반드시. 그래서 주인공인 유중혁을 죽일 수도 있어. 결정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