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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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에 의하면 이 표지 그림을 처음 받았을 때 설렜다고 했다. 비록 배경은 어둡지만 약속식당이라고 간판이 붙은 그곳만은 노란 따듯하고 정다운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누군가 날 기다리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주는 그런 그림이지 않은가. 그래서 작가도 설렘을 느꼈을 것이다. 나 또한 저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허름한 가게다. 이층집이기는 하지만 이층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지 불이 켜져 있지 않다. 고양이 한 마리가 물끄러미 바라고 있는 이곳. 



아이는 콧구멍을 살살 쑤시며 살살말랑이 어떤 음식이냐고 물었다. 입에 넣으면 말랑말랑. 쫄깃쫄깃한 맛을 내다가 어느 순간 녹는다고 살살말랑에 대해 설명했다. (39p)


이곳의 메뉴는 그야말로 간단한다. 딱 세 가지다. 비밀병기. 살살말랑. 파감로맨스. 이 제목만 본다면 대체 이 음식이 무엇인지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짐작도 못할 것이다. 일단 파감로맨스라는 이름은 파와 감자가 사랑에 빠질 때라는 원래 이름이 있었다. 길어서 줄인 것으로 대체했을 뿐이다. 즉 이 이름으로 미루어 보아서 파와 감자가 주된 소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음식은 아직 미완성이다. 파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서 파의 맛을 빼야 하는데 그것이 아직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까닭이다. 파와 감자. 그렇게 안 어울리는 조합이었던가. 아니다. 그것은 이 음식을 만든 사람이 이 음식을 먹어 주길 원하는 사람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파와 감자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못하는 그녀. 설이만을 위한 그런 음식이다.


구미호 식당 3탄이다. 속편 즉 2권이 나왔을 때도 그랬지만 이 이야기가 시리즈로 이어질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한 권에서 끝나려니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후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이번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원래 구미호 식당의 이야기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 바로 이 약속식당이라고 볼 수 있다. 죽은 후 자신이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을 찾으러 내려왔다. 구미호인 만호에게 나를 팔고서다.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기회를 포기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사실 자신의 모습 그대로 와서 그때의 모습 그대로인 사람을 찾는 것도 어려운데 자신의 모습도 바뀌고 만나야 할 사람의 모습도 바뀌었다면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것도 시간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애가 탄다. 바짝바짝 입이 마른다.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모든 것이 다 나를 위해서 셋팅이 되어 있었느니 말이다. 단지 나는 알아보기만 하면 되는 것 뿐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음식을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기다리면 되는 거였다. 


몇몇 사람의 존재는 중간 부분부터 눈치챘다. 그들이 하는 행동이나 말을 보고서 말이다. 아니 알아챌 수밖에 없었다. 그 느낌은 그대로 맞았다. 시리즈인 책을 읽다 보면 생기는 하나의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 있는 그런 조건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시리즈를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보라고 추천하겠다. 그리고 구미호 식당에 일단 한번 발을 들여 놓은 사람이라면 한 권이 아닌 이번 이야기까지 주욱 다 읽어야 한다고 추천하겠다. 그게 이 식당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테니 말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에 언니를 잃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오빠를 잃었다. 그런 경험들이 이런 이야기를 만들게 된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아무래도 구미호 식당은 3권이 끝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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