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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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하고 미즈타니는 코 밑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확실히 수수께끼 냄새가 나는걸." 

특유의 대사를 하고는 가슴 앞에 팔짱을 꼈다. 

(67p)


[죄의 여백]이 데뷔작이었구나. 그 이후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이 나왔구나. 역순으로 읽기는 했어도 어떻게 읽었어도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했을 거다.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를 쓰는 그런 작가라는 생각을 했을거다. 이 책은 [더러워진 손을 거기서 닦지 말 것]이라는 책이 나오기 전에 나온 책이라고 한다. 이야미스에 속하는 이야기라는 설명을 듣는 순간 이 책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그 책이 더 궁금해졌다. 한 작가의 작품이 연달아서 마음에 들면 그 다음 작품이 반드시 읽어보고 싶어지는 법이다.


솔직히 이 책은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 초등학생이 주인공이라는 작품 설명을 본 이후다.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소설도 많지만 그런 소설들도 웬만하면 넘어가려고 하는 편이다 보니 그보다 더 어린 주인공이 나오는 경우는 왠지 모르게 성장소설같은 느낌이 들어서 피하는 편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아무래도 작가의 이름이 주는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생인 나는 미즈타니와 친하다. 아니 친하다기 보다 그를 신으로 모신다. 아니 모신다기 보다 미즈타니는 그냥 신이다. 그는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 초등학교 5학년에게 있어서 그보다 더 신기한 건 없지 않을까? 모르는 것이 있거나 의문 나는 사항이 있거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을 때 미즈타니를 찾아가면 된다. 그는 모든 것을 다 해결해준다. 그렇게 그는 나에게 신이 되었다.


나와 미즈타니. 그렇게 초등학생 두 명은 자신들에게 혹은 친구들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 준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각 계절마다 벌어지는 이야기는 학교에서 일어난 법한 이야기도 있지만 약간은 일부러 만든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야기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이 너무 드러나지 않고 어디선가 현실에서 이런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이런 대안책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초등학생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얕봐서는 안된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았다.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기신 절임을 떨어뜨려 낭패를 겪었던 나의 문제를 해결해 준 나의 신 미즈타니. 시간은 봄을 지나 나와 미즈타니 그리고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즈타니를 찾은 가와카미까지 그렇게 세 명의 여름이 그렇게 흘러간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엿보이면서도 어른들의 현실이 드러나서 삶의 고단함을 드러내 주어 약간은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하는 그런 이야기. 작가가 전하는 이야미스의 이야기는 또 어떨지 기대를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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