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대세이 - 7090 사이에 껴 버린 80세대 젊은 꼰대, 낀대를 위한 에세이
김정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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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80년대 생이다. 스스로를 90년대생과 70년대사이에 끼인 세대라고 칭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누구나 앞과 뒤의 사이에 끼인 끼인 세대일 수 있다. 70년대 생은 대학생들이 한창 학생 운동을 하던 60년대와 나름 새로움을 추구했던 80년대 사이에 끼인 낀대 세이이며 90년대 생은 자신들보다 과도기에 놓인 80년대 생과 그야말로 밀레니엄 세대인 2천대 사이에 끼인 낀대 세이가 아니던가. 그래서일까 에필로그에서 말하고 있는 708090과 2천대 이후 이렇게 나누어야 조금 더 명확하게 구분이 될 것 같다는 말에 더 공감을 하게 된다. 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하나다. 80년대 생들을 위해서 쓰여진 이 책이 딱 그 시대 사람들만 위로하고 공감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708090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맞네 맞아 하면서 공감을 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 말이다.



80년대생이 유지해야 할 개인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90년대생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 부담스럽게 친한 척해서도 안되고 70년대생에게서 너무 멀리 떨어져 그들을 외롭게 해서도 안 되는 애매모호한 거리 두기 속 슬픈 존재여. (67p)


 특히 두번째 파트인 '낀대 그리고.' 라는 챕터에서 그런 경향은 더 많이 일어난다. 학교 다닐 때는 시험을 못 보면 맞고 지각을 하면 맞고 친구가 잘못해도 같이 연대책임을 져야 해서 맞는 것은 예사였다. 80년대생들도 그런 면에서는 다르지 않았나 보다. 거기다 삐삐와 시티폰 모뎀과 인터넷이라는 제목의 이야기는 완전 우리도 그랬는데라고 외칠 수 밖에 없었다. 80년대 생은 한 손에 삐삐를 한손에 시티폰을 들고 다니는 끼인 세대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정작 시티폰을 다니고 다녔던 친구들은 얼마 없었을 것이다. 적어도 내 기준에는 그러하다. 즉 나는 삐삐 세대인 것이고 그래서인지 이 책에 실린 삐삐 암호문을 푸는데 진심이었다. 그 당시에도 인싸는 아니었는지 정작 많이 통용되는 몇 문제밖에 답을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 


지금은 아이가 둘이나 되는 동생인 군대를 가고 나서 엄청난 액수의 전화 요금 계산서가 날아온 일이 있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아닌 전화선으로 통신을 연결하던 때였다. 동생은 한창 게임에 빠져 있었고 그래서 신나게 모뎀을 이용해서 통신을 했고 그 결과 그 때 당시로는 어마어마한 액수인 몇 십만원이 나왔고 정작 그 난리를 일으킨 범인은 군대로 튄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저자 또한 그와 관련된 일화를 적어 놓고 있어서 완전 공감 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세번째 파트인 '낀대 그래서?' 부분은 독특한 구성이다. 한글을 기준으로 해서 정렬하고 있는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자신의 주위에 있는 그야말로 희한한 80년대생들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이 경험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디선가 들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은 이야기들도 있지만 어디선가 다 그럴 수도 있어 하면서 인정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에세이라는 것은 소설과 다르게 공감을 가장 바탕으로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나도 이런데 하면서 거듭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면서 80년대 낀대 세이를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이 책을 내밀 수 밖에 없을 만큼 기본서라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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