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위
오프가르 집안의 첫째이자 칼의 형이다. 학문적인 면에서는 남들보다 조금 뒤질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동생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강한 형이다. 그 핀트가 잘못 맞춰져서 그렇지 만약 그가 지켜줘야 할 동생만 없었다면 로위의 삶은 그 자체로 편안하고 안정된 삶이었을수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그 사건 이후로는 말이다.
형이라는 이유로 첫째들은 늘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게 된다. 그것은 그 어떤 누구에게나 첫째라는 이유로 다 통용이 되어 버린다. 부모들의 처음 자식이 아니던가. 모든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태어나고 자란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그런 압박 속에서 자라게 된다. 그것이 때로는 탈선을 일으키기도 한다. 혼자인 경우와 동생이 태어나는 경우는 또 다르다. 부모들의 관심의 대상이 바뀐다. 그러므로 소외된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질투심도 일어나지만 자신의 동생인 존재를 아끼고 위하고 보호해줘야 한다는 그런 본능이 존재한다. 로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칼
오프가르 집안의 둘째이자 로위의 동생이다. 어려서부터 학대를 당했다. 그것을 알아차린 형으로부터의 도움을 받고 마음의 짐을 벗어버린다. 수재 소리를 들을만큼 뛰어났던 그는 유학을 떠난다. 그리고 이곳, 형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갈 때는 혼자였지만 올 때는 아내와 함께다. 그는 이곳에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자신들의 땅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의 이 땅에 그는 호텔을 지을 계획을 가지고 돌아왔다.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평생 다른 것을 보지 않고 살아온 이 산의 사람들이 그에게 과연 동의를 해줄까.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그에게 그런 행동을 하도록 만들었을까. 약간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덤비는 그의 모습이 조금은 못마땅하다. 로위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아니면 그에게 동생인 칼의 존재를 무조건 믿을만한 존재라고 생각되었을까. 칼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강박적으로 매달렸을까. 그의 인생을 다 걸어서라도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고 싶었을까.
그저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이야기는 파도를 탄다. 급진적으로 사건이 일어나는가 하면 어느새 그 모든 사건은 정리가 되어 파도 속으로 묻힌다. 잔잔해질만 하면 파도는 다시 서서히 일어난다. 그리고 쓰나미급 파도와 재앙을 일으킨다. 그들의 인생은 지금 어느 파도 위에 있을까. 본질적으로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는 이 이야기는 앞쪽에는 잔잔한 느낌이 든다. 한 형제의 브라덜후드가 그려지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는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텐션이 올라간다. 이제 곧 휘몰아치는 바람이 불 것이다. 그렇게 휩쓸려 버리고 나면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왕국에 존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