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10 - 팥알짱이랑 콩알짱이랑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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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라는 단어가 너무 아쉽게 느껴지는 마지막 권. 다른 책에서도 이 글자가 있었나 싶어 가장 가까이에 있는 9권을 들고 마지막 장을 넘겨본다. 없다. 고로 이 끝이라는 단어는 10권을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다. 긴 시간의 시리즈가 드디어 끝이 난 것이다. 처음 콩알이와 팥알이를 봤던 때를 기억해본다. 첫눈에 반해버렸던 아이들이었다. 원래 사람이든 동물이든 새끼 때는 무엇이든 이쁘다고 아기 고양이들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는지 그들이 장난을 쳐도 귀엽고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도 귀엽기만 했다. 물론 현실상의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그렇게 만들었다면 당장 야~~라는 소리가 튀어 나왔겠지만. 이래서 랜선 집사가 유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거기다 시간이 멈추지 않고 흐르듯이 아기 고양이들도 언제까지나 아깽이가 아니다. 고양이를 키워봤다면 알겠지만 아깽이로 귀여운 것은 진짜 얼마 뿐이다. 금방 커서 늠름한 자태를 뽐내게 되니 말이다. 그러니 이 열 권의 책 속에서 콩알이와 팥알이가 전혀 자라지 않고 1권의 10권의 모습이 그대로인 것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실제로 그 열 권의 시간 동안 고양이들의 커버린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더라면 나는 아마도 이 시리즈를 전부 모으는 것을 포기해 버리고 말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깨이 보는 맛으로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 바로 이 콩고양이 시리즈다. 


9권에서 난데 없이 등장한 앵무 유황이는 여전히 이집에 존재한다. 아니 더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면서 말이다. 날이 갈수록 따라할 수 있는 말도 늘어났다 이제는 닭울음소리까지 따라 하면서 온 집의 가족들을 정해진 시간보다 더 일찍 깨워버리기에 이른다. 앵무를 보러 오는 그녀도 여전하다. 아니 이제 안경남과 조금 더 가까워진 사이가 되었고 누가 말해도 연인같은 사이이며 앵무를 사이에 두고 연애전선에도 이상무였지만 투닥거리게 되는 계기가 생긴다. 뭐 그정도 의견 차이야 있어야지만 연애에도 활력이 생긴다고나 할까. 안경남의 취향과 딱 맞는 그녀가 생겨서 다행이다 싶으다. 


일상이 언제나 그저 평안하기만 할까. 마담 북슬이 아버지를 대신해서 두식이를 산책 시키러 나갔다가 오히려 끌려다니는 신세가 되어 줄을 놓쳐버리는 사태가 발생을 한다. 콩알이네 집에 경계 경보다 울린 셈이다. 동네방네 전단지를 붙여보지만 좀체 두식이의 행방을 찾을 수가 없는데 두식이는 다시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올 수가 있을까.


흑과 백 단 두 가지로만 표현되는 이 그림에 이토록 마음을 뺏기게 될 줄은 처음에는 정말 몰랐다. 처음에 아깽이들을 보는 순간이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면서 이 친구들의 마력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그 마음이 이 시리즈를 완독하게 만들고 모조리 소장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 콩고양이의 시리즈는 끝났지만 내 마음은 그들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 여전히 아깽이였던 콩알이와 팥알이를 그리워하면서 말이다. 마지막 장의 모습처럼 언제까지나 사랑스러움을 잃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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