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의 덫
김명조 지음 / 문이당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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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당의 책을 정말 오랜만에 본다.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는 작가에 비해서 오히려 출판사의 명성을 보고 선택을 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띠지에는 엄청난 글귀가 적혀져 있다. 미국은 존 그리샴, 한국에는 김명조가 있다. 존 그리샴이 누구이던가.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법정 소설의 대가가 아니던가. 나는 아직까지도 많은 책을 읽어오고 있지만 존 그리샴의 법정 소설은 정말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작가를 대신할 수 있는 한국의 작가라. 처음 보는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살짝 높아지기도 한다.


시체가 한 구 발견된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증명을 할 수 있는 다른 유류품들은 발견되지 않는다. 시신은 물을 떠내려 오다가 다리에 걸렸다고 했다. 별다른 방어흔도 남아있지 않다. 그렇다고 다리에서 집어 던진 것도 아닌 듯 하다. 결국은 범행 장소가 따로 있고 거기서부터 시체가 떠내려 왔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 사건을 맡은 형사 유진하. 그는 이곳 출신이 아니다. 강력반 형사로 잘 나가던 그였지만 상관의 지휘보다는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바를 우직하게 따라가는 그런 성격이었다. 결국 그는 좌천되고 말았다. 그 직후 맡은 사건이 바로 이 사건이다. 대충대충 하라는 모양으로 봐서는 자살 사건으로 처리하라는 뉘앙스를 가져다 준다. 진짜 그들이 바라는 대로 이것은 자살 사건일까.


사건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적당히 자극적인 요소를 여기저기 배치해 두고 주인공이 이곳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과 자신의 팀원들과 친하지 않다는 것을 내세워서 거의 혼자 사건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잡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느 정도 새로움보다는 그럴 것이다 하는 생각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사건이 다 해결된 것인가 할 때부터 다시 시작이다. 작가는 자신이 내세우고 싶었던 것을 그제야 내놓은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든다. 


사건이 해결되고 유진하는 좌천 기념 파티를 벌이지만 자신이 해결되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함을 피력하고 오히려 이 사건을 다시 더 파고들게 된다. 영미문학에서 독자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들의 특징을 그대로 닮아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희생자도 나오게 된다. 만약 그가 위에서 원했던 대로 그냥 사건을 덮어 버렸다면 그런 희생자는 등장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그 사건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짐으로 말미암아 더 큰 대어를 잡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독불장군 성격을 가진 형사를 보는 것이 희귀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행동에 살짝은 제동을 걸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에게 파트너가 생긴다면 약간은 달라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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