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죽화
최재효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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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죽화. 이 이름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누군가는 이것이 그냥 꽃 이름인줄 아는 사람도 분명 있지 않을까.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 그리 아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이 이름은 실존하는 인물이었다. 강감찬 장군은 알아도 설죽화는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을 것이다. 그녀는 고려 병사 이관의 딸로 강감찬 장군을 도와서 거란의 3차 대전에 적에 대항하여 싸운 용감한 군인이었다. 그런 중요한 인물을 알지 못함이 애석했다. 


그런 기분은 내가 [하란사]를 읽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유관순은 알아도 하란사 라는 이름은 낯설었듯이 말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인물들만 중요시 여기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비록 픽션이지만 이런 식의 접근이 더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적어도 이런 식으로 나처럼 다시금 이들의 업적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니 말이다. 


우리나라 역사는 주로 조선 시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실제로 공부를 해도 그 시대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고 여러가지 소설들이나 각종 자료들도 역시나 그러하다. 아무래도 가장 오랜 시간을 지속해 온 시대여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이전에 나라들이 없었다면 조선도 없지 않겠는가. 전신이 있어야 후손도 존재하는 법이다. 


무남독녀 외동딸인 설화였다. 아버지가 전쟁에 나가시고 전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녀는 자신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술을 배우기를 원했다. 자신을 감춘 채로 말이다. 여자가 무엇을 할 수 없는 시대였기에 그녀는 남장이 필요했다. 자신을 감추고 할아버지가 추천해 준 산채에 들어가서 남자들과 같이 생활을 하면서 무술을 익힌다. 물론 그녀가 가장 우수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강감찬 장군이 주최하는 무술 대회에 출전하는 그녀와 산채 사형들. 그녀는 대회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차지한다. 그 이후로 그녀가 이끄는 별동대가 조직되었다.


이야기는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으로 이어진다. 무술을 연습하는 것과 전쟁 만으로도 그러하지만 그녀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게 해야 하는 상황이 그런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다만 그녀가 생리를 하는 여자라는 이유가 자꾸 반복되어 언급되는 것이 다소 너무 강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그녀가 활약을 할 때마다 관운장이 살아 돌아온 것 같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관우라는 존재는 중국의 존재가 아니었던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굳이 그런 표현을 썼을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특히 이 이야기 속에서는 옥시글옥시글이라던가 덩둘하다라는 단어처럼 생경한 단어들이 전반적으로 쓰여 있다. 뒤쪽에 설명이 나와 있지만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어서 읽는데 많이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단어가 어떤 뜻으로 쓰였을지 궁금해서 특정한 단어들은 기억하고 싶어진다. 단지 배라먹을 놈들이라던가 국으로 잠자코 있어라 하는 문장들이 오히려 더 방해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고려와 거란 사이에 일어난 전쟁은 3차까지도 지속되었다. 소설이라서 조금은 과장이 들어가기도 했겠지만 그때 당시 전쟁이 얼마나 치열했던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은 너무나 많다. 그런 가운데서 설죽화 아니 이설죽의 활약은 그야말로 이 나라를 구한 것이나 다름 없는 일이다. 그런 그녀를 몰라서 미안하다. 죄송하다. 이제부터라도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겠다. 그리고 널리 알리겠다. 그때 이 나라를 위한 인물이 이렇게 존재했노라고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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