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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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 도망친 100세 노인,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이상이 요나스 요나손의 작품들이다. 이 중에서 두 권은 직접 읽고 서평도 썼으며 한 권은 읽지는 못했지만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라서 줄거리를 다 알고 나머지 한 권은 그냥 잊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의 책을 다시 읽어보겠다고 선택한 것은 바로 이 작가의 블랙 유머를 다시 한번 맛보고 싶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개연성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있을법한 일들이지도 않다. 그럼에도 유쾌함이 스며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이름 만으로 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의 팬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로 하여금 마멀레이드에서 뭔가 신선한 것을 경험하게 만들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너저분한 작업장 안전 검사관 정도는 손쉽게 요리할 수 있어야 했다. 그저 검사관 영감탱이의 약점을 찾아내 그곳을 쑤시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116p)


당신은 누군가에 대해서 복수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을 해본 적은 있는가. 계획을 세웠던 복수를 실제로 행해본 적도 있는가. 아마도 앞의 두 가지는 해 본 적이 있을지 몰라도 마지막을 해보기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자신이 해야 할 복수를 대행해주는 그런 서비스가 있다면 어떨까. 당신은 기꺼이 이 회사에 복수를 해 달라고 대행을 맡길 것인가. 사실 이런 대행 회사를 소재로 삼은 작품은 완전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익숙한 소재라 할 지라도 어떻게 잘 버무렸는가에 따라서 다른 맛이 나게끔 만들어질 수도 있다. 



복수는 존나게 달콤해. (196p)


스무 살이 넘게 차이 나는 남편과의 결혼 후 그가 원하는 대로 모조리 사인을 해주고 단돈 60원만 남기고 이혼해버린 옌뉘와 홍길동도 아닌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몇 년간 계속 피자만 먹고 살다 결국은 아버지에 의해서 머나먼 타국에서 버림을 받은 케빈.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그들이 딱 하나의 장소에서 마주친다. 그리고 그들에게 연결된 단 한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복수를 꿈꾸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전문가가 필요했고 마침 딱 맞게 눈에 들어온 복수 주식회사의 간판을 보고 무작정 돌격하게 된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최근까지 후고는 서로를 해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이용하여 돈을 번다는. 아주 기막힌 비즈니스 콘셉트를 기반으로 회사를 경영해 왔다. (356p)


중구난방으로 흐르는 것 같은 이야기는 울퉁불툴한 면을 내보인다. 매끄럽게 다듬어지지 못한 느낌도 들지만 그것이 이 작가의 매력인 것을 어쩌랴. 전 세계가 좁다하 고 여기 콩 저기 콩 나타나는 주인공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이냐.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고 꾸며내도 운이 따르지 않는 그들은 또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냥 웃김. 그걸로 족하다면, 하여 저들의 복수가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반드시 돌진할 것. 물론 요나스 요나손의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그 또한 푹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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