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앤 크라프트, 풍요실버타운의 사랑 - 여섯 가지 사랑 테라피 공식 한국추리문학선 10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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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가지의 맛이 골고루 잘 분포되어 있는 한 권의 책이다. 민트초코크런치,퍼플블루레모네이드, 레드 토마토, 블루샤베트, 진분홍 마카롱 그리고 더블샷 에스프레소까지 디저트들로만 이루어진 이 맛들은 이 책의 이야기를 잘 설명해준다. 민트초코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치약같다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좋아한다. <타입슬립러브>라는 이야기가 그러하다. 빈둥지 증후군을 느끼던 한 여자의 실종. 그녀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경찰들은 그녀의 빌라에 사는 세입자들을 조사해보지만 별다른 접점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그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좋다. 작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을 밑밥으로 깔아 놓았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실종된 그녀의 이야기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직성이 풀렸나라는 이야기부터 이해할 수도 있겠다라는 이야기까지 민트초코만큼이나 호불호가 갈릴 이야기다.

퍼플블루레모네이드는 마셔본적 없다. 레모네이드의 상큼한 맛만 기억한다. 여름이면 카페에서 주문하는 것은 언제나 아이스티 아니면 레모네이드였으니. 하지만 블루레모네이드는 잘 모르겠다. 레모네이드란 언제나 레몬색이 아니었던가. 그것만으로도 낯선데 퍼플이라는 단어까지 붙었다. 이 레모네이드의 컬러는 무엇일까. <부처꽃 문신에 담긴 꽃말>은 작가의 다른 책에서 등장하는 프로파일러 감건호가 주인공이다. 사실 이 이야기는 [굿바이 마이 달링 독거미의 여인의 키스]에 실렸던 이야기라고 작가후기에서 밝히고 있다. 그 책도 물론 읽었다. 감건호가 등장하는 것은 기억했지만 다른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퍼플블루레모네이드의 맛처럼 말이다. 일반적인 레모네이드의 상큼함보다는 목차에서 밝히고 있듯이 아스라함이 남았다.

블루샤베트야말로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맛이 아닐까. 시원함을 나타내는 블루와 샤베트의 차가움이 어우러져서 본격적인 더위에 지친 정신을 씻어내려준다. <공모전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의 이야기는 지금 딱 읽기 좋다. 역시 여름, 더위, 휴가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장르소설 아니던가. 본격적인 장르소설은 아닐지라도 그런 의미를 담고 있어서 충분히 즐거움을 준다. 약간의 아쉬움은 하나 남았다. 헬멧은 어디로 갔을까. 여러가지 맛을 가지고 있는 아이스크림 중에 '슈팅스타'라는 이름의 아이스크림이 있다. 톡톡 튀는 느낌이 좋아서 애정하는 맛인데 그 톡톡 튀는 물질이 샤베트에 첨가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소리다. 시원함은 충분히 맛봤다.

진득한 맛의 마카롱이라고 표현했다. 마카롱 좋아한다. 달달함을 미치도록 좋아하니 마카롱을 빼놓을수 없다. 진득함보다는 찐득함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하기도 한다. 마카롱은 찐득함이 생명이니 말이다. <대쾌>라는 작품은 이 책에서 유일하게 현대가 아닌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화가 최북의 일대기를 단편으로 그려놓은 것이라고 작가는 밝히고 있다. 작가의 작품 중에서 [색,샤라쿠]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작품이다. 어떻게 이런 단어를 여기에 썼을까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드는 그런 작품이다. 최북이라는 주인공으로 색,샤라쿠 같은 작품을 또 한번 내주셔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이야기인 <풍요실커타운의 사랑>은 한때 이름을 날렸던 할머니 할아버지 주인공을 연상하게 만든다. 실버타운에서 할머니들을 친구로 삼아서 선동했던 메르타 할머니라던가 창문열고 도망친 100세 노인을 연상케 된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유쾌한 할머니들이 있다 하면서 내세우고 싶어진다. 가영, 나숙, 다정. 이름도 아주 정다운 세 명의 할머니들의 잠시동안의 일탈을 그린 이야기. 마지막이 슬퍼져서 조금 울적해진다. 이 할머니들의 활극을 그린 장편이 따로 나와도 좋지 않겠는가.

탐정 이상으로 한국 추리소설계에 한 획을 그은 작가는 [서점 탐정 유동인]으로 코지 미스터리에 도전했다. 역시나 탁월한 이야기였다. 이 책은 짧은 이야기들은 모아 낸 작가의 첫 단편집이다. 이 책을 통해서 여려 권의 장편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이야기들을 찾아낸다. 작가를 좋아한다면 이 색색가지 맛이 다른 단편도 충분히 좋아할 것이고 그로 인한 다른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여름 더위에 지쳤다면 한편씩 골라 먹는 재미를 느껴보시길. 만족할만한 시원함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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