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서클 살인사건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5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희경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벌써 다섯번째 책이다. [트위스티드 캔들]이라는 제목의 첫 책을 읽고 고전의 매력에 빠졌었다. 두번째 책인 네명의 의인을 빼고 [수선화 살인사건] 과 [공포의 천사]까지 시리즈들을 차례대로 읽어오고 있는 중이다. 작가인 에드거 월리스는 영국의 극작가이다. 영화 킹콩의 원작자라고 하면 가장 많이 알고 그렇게 인식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 작가의 시리즈도 꽤 매력이 있는 편이다. 


고전적인 장르문학 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아무래도 애거서 크리스티다. 그녀의 작품을 한동안 읽어왔었다. 요즘은 일본문학과 유럽 문학에 빠져 있어서 뒷전이 되어 버리고 말았지만 그녀의 수많은 작품들은 읽어도 질리지 않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고전의 장점이겠다. 시대를 타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곧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는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동일하다.


사실 요즘 현대적인 장르문학들은 너무 많은 반전과 너무 많은 복선과 너무 많은 장치들과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분명 잘 따라가다 놓치는 경우도 많고 인해전술로 인해서 이 사람이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적어 가면서 읽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모든 문학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그러하다.


그에 비해 고전은 단촐한 인원으로도 꽉 차게 구성을 해 두었다. 분명 그 안에서 일어난 사건인데도 무언가를 놓챴다는 느낌보다는 그래 나도 이 속에 속해있,어 인식하고 있어 잘 따라가고 있어 이런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그때 당시에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를 것 같다는 느낌과 그로 인한 사실성은 그에 더해지는 덤이다.

여기 제임스라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크림슨 서클이라는 조직으로부터 협박편지를 받는다. 그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결론은 하나 죽음이다. 그는 사이코메트리를 할 수 있는 사립탐정 예일을 초대해서 자신을 죽음으로부터 막으려고 노력을 한다. 조직 대 개인, 일 대 백이라 할수 있다. 과연 그는 죽음을 피할 수 있을까. 사이코메트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를 보면서 최근 읽었던 [영매 탐정 조즈카]가 떠오른다. 이 역시도 탐정과 영매가 등장을 하는데 여기 예일이라는 인물은 그 두가지 능력을 동시에 가진 사람이다. 물건을 손에 쥐는 것만으로도 누가 마지막에 그 물건을 만졌는지 알아내고 그 사람이 어떤지도 설명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조즈카에서 느꼈던 뒤통수를 여기서는 맞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그러니까 남달리 느낌에 예민한 사람은 가장 놀라운 점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단 말일세. 예일은 그런 사람 중 한 명인거고. (47p)


하나의 사건으로 끝이 아니다.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사건들. 그 뒤에는 살해 협박편지가 있고 그 모두는 다 크림슨 서클이라는 조직과 연관되어 잇다. 그들은 대체 누구인가. 무엇때문에 그들은 이 사람들에게 돈을 요수하는가. 돈을 주지 않으면 죽인다는 협박을 받고도 가만 있을 사람은 없다. 경찰청 파르 경감은 범인을 잡기 위해서 예일과 공조를 하면서까지 노력을 한다.


눈에 띄는 몇명의 인물이 있다. 독자들은 읽어가면서 충분히 그들이 범인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나조차도 그러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유독 거슬리는 사람이 있다. 호러 영화를 볼 때 저 사람이라고 콕 집으면 범인이 나타나 죽이는 그런 캐릭터이다. 이 소설에서도 그런 캐릭터는 있다. 의심을 한다. 그러니 너무  뻔하게 의심이 가는 사람을 의심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진범을 찾는 올바른 길일 것이다.

크림슨 서클이라는 이 점조직같은 사이비 집단은 왠지 모르게 도진기 작가의 소설에서 읽었던 백백교를 연상시키게 된다. 사람들은 대체 무엇을 보고 조직을 믿는 것일까. 그들에게 있어서 크림슨 서클이라는 존재는 무엇이길래 그렇게 열성적으로 모이는 것이었을가. 코로나 초기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 인해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던 적이 있다. 그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여전히 그 늙은 영감을 신으로 모시고 살아가고 있을까. 예전에 내가 쓴 글을 내려 달라는 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사이비 집단을 언급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들은 여전히 그 집단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인간은 인간일 뿐 신이 될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이 소설 속의 크림슨 서클은 그런 종교집단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집단이다. 그리고 하나 더 예상치 못한 인물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의심해 봄직하다.


정부가 크림슨 서클의 요구에 응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오. 그들의 요구를 따르는 것은 모든 법을 부정하는 것이요, 모든 궈위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오. 우리는 경감을 믿소,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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