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빛나는 강
리즈 무어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짓말은 변함이 없었다. 거짓말은 평화로웠다. 나는 거짓말과 함께 행복했다. (218p)

 


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추천도서라고 했다. 그렇게 쓰인 추천글을 읽는 순간 책을 재미로 읽기를 좋아하는 내게는 반감이 생겼다. 하지만 출판사의 책 소개글을 보는 순간 다른 생각이 들었다. 소개글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는 딱 장르소설적인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대통령들이 추천하는 책이 꼭 인문학적이고 어렵고 클래식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대통령도 장르소설을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케이시. 다시 부르자 누군가의 머리가 문 뒤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

분명 말하는 것인데로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따옴표르 전혀 쓰지 않았다. 단지 줄표로만 마무리 하고 있다. 거기에다 말을 하고 뒤에 이어지는 말에는 다시 줄표를 쓰지 않고 간접 화법으로만 말하고 있다. 솔직히 이런 편집이 낯설어서 처음에는 잘 읽히지 않았다. 왜 이렇게 해야만 했지라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원서를 본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분명 원서에는 이런 식으로 적혀져 있을테니 말이다. 영어의 표기와 한글의 표기가 달라서 생긴 간극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낯선 편집을 조금 이해하고 나면 이야기는 조금씩 조금씩 진전을 한다.


필라델피아 경찰 미키는 순찰을 한다. 그러다 살인사건과 마주친다. 그녀는 겁이 난다. 자신의 동생인 케이시가 마약 중독이 된 채 매춘부로 일하기 때문이다. 그녀와 연락을 하려고 하지만 어디에서도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 미키는 패닉상태에 이른다. 자신이 아는 사람을 다 붙잡고 물어본다. 자신의 동생 케이시가 어디 있는지 아느냐고 말이다. 연락을 잘 하지 않던 가족들과 친척들까지도 총동원된다. 하지만 그녀의 바람과는 다르게 그 어디에도 동생은 보이지 않는다. 케이시는 대체 어디 있는 것일까.


미키는 끊임없이 찾는다. 사실은 그것이 주된 내용이다. 왜 그렇게 찾아야 할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 의문에 관한 대답은 한참 후에나 밝혀진다. 전혀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답해주는 그런 이야기들은 미키가 왜 그렇게 케이시에게 목을 매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 아주 잘 설명이 된다. 답답해서 죽겠던 것들이 드디어 해결이 되는 순간이다.



-코너는 가끔 나쁜 짓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완전히 나쁜 사람은 아니야. 그런 사람은 거의 없어. (508p)


뒷표지에서는 범죄 스릴러라고 표기하고 있지만 초반부에 내가 느낀 느낌은 약간은 하드보일드 같다는 느낌이다. 쫄깃하다는 느낌보다는 퍽퍽한 느낌이다. 고딕체로 딱딱 각을 꺽으면서 쓰여진 그런 폰트를 보는 느낌도 든다. 그럴 수밖에 없다. 케이시의 행방을 찾는 미키에 관해서 이해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목이 메이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퍽퍽한 고구마에 비유를 할 수도 있겠다. 그런 모든  퍽퍽함을 해결하려면 조금은 더 고구마를 먹으면서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그 어떤 것보다도 시원한 사이다 한 방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 대통령이 추천한 이유를 알것도 같다. 미국에서 가장 책이 잘 팔리는 시기가 아마 여름 휴가 기간일 것이다. 다들 손에 장르소설 하나씩을 들고 휴양지로 향하는 것이다. 범죄소설이라든지 스릴러 소설들이 마구 나가는 그런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휴양지 소설에 딱 맞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런 붐이 우리나라에도 일어났음 좋겠다. 온 국민이 한국 작가들의 장르소설 한 권쯤만 읽어준다면 우리나라에도 일본이나 유럽 못지 않은 장르소설의 부흥기가 일어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