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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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편의 영화 영화마다 5개의 명대사들을 꼽았다. 그렇게 1000개의 대사들이 한 책에 모였다. 이 책은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고 영화에 대한 흥미가 없더라도 나는 무언가 근사한 명언쯤은 기억하고 싶다하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책이 될 것이다. 하루에 하나쯤은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교재가 되어 줄 것이다. 자그마치 천 개의 문장이 들어있지 않은가. 일본 영화나 중국 영화를 빼더라도 일년 이상의 공부 교재가 되어 줄 것이다. 든든하다.


목차에 나온 영화들을 살펴본다. 의외로 내가 보았던 영화들이 많이 보인다. 옛영화들이 많아서 좋다. 그렇다고 옛날 영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대별로 골고루 분포해 두어서 영화의 변천사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전반적으로 헐리웃 영화가 많은 편이지만 중국 영화나 일본 영화 그리고 인도 영화나 유럽권 영화 그리고 만화영화까지 정말 공고루 다양해서 입맛대로 즐겨 볼 수가 있다. 물론 한국 영화도 포함이다. 한국 영화의 대사는 밑에 영어로 번역을 해두어서 한글 대사를 영어로 바꾸면 어떻게 된다는 것까지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총 8개의 파트로 나누어서 영화를 분류했다. 각각의 파트는 로맨틱 명대사도 있고 인문학적 통찰력을 길러주는 심오한 대사도 있다. 그러가 하면 인간적인 명대사들도 있어서 철학적인 의미를 생각해 볼 수도 있고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읽으면 좋을 힐링용 대사까지 준비해두었다. 정말 전반적으로 필요한 부분들만 꼭꼭 짚어 내서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주는 책이다. 한번에 다 읽어도 좋지만 손 닿는 곳 가까이에 놓고 두고두고 계속해서 시간 날 때마다 대사 하나씩 읽어보면 좋을 그런 책이다. 평생의 친구로 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그런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정말 보고 싶었던 이유는 딱 처음에 나온다. 정말 좋아했던 <죽은 시인의 사회>. 이 영화에서 키팅 선생이 했던 말은 언제나 내가 가장 일순위로 꼽는 명대사이다.


카르페 디엠. 매 순간 즐기며 살아라. 너희만의 특별한 삶을 살아라.

Carpe Diem. Seize the day. Make your lives extraordinary.

여기서 Seize the day라는 말은 다른 대사에서도 한번 더 언급되는데 거기서는 이 문장을 그대로 번역해서 하루를 붙잡아라고 번역되어 있다. 하루를 붙잡으라는 건 뭘까. 결국엔 언젠가는 죽을 목숨이기에 인간이 시간을 잡을 수는 없지만 그렇게 잡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 매 순간을 즐겁게 열심히 살라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즐기며 살아라는 말로 번역되어도 무방한 것이다. 좋아하는 영화의 명대사를 봤으니 벌써 만족감이 든다.

몇장 넘기지 않아서 내가 인생영화로 꼽는 영화가 나온다. 바로 <시네마천국>이다. 이 영화를 몇번이나 보았는지 모른다. 나중에 감독판으로 다시 나온 것도 정말 좋아했었다. 이 영화의 가장 백미는 음악이지만 대사마저도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현실이 아니야.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혹독하고 잔인하지.

 Movies are not real. Reality is a lot  more severe and cruel than  movies.

이 대사를 보면서 그 장면을 생각한다. 영화를 많이 본 장점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여기 나오는 모든 대사를 다 외우고 싶다. 많이 봤어도 외우지는 못했는데 이 책으로 인해서 확실히 동기부여가 된다. 이 책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가령 저 대사 속에서 비교급이 보이는가. 기본적인 문법 공부를 한 사람이라면 비교를 하는 말인 more이라는 단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에 비교하는 대상을 다룬 than이라는 단어가 보인다. 중요한 것은 more의 앞에 있는 단어다. a lot이라는 단어는 여기서 훨씬 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더 혹독하고 잔인한데 거기에 훨씬이라는 말을 붙여서 강조해 준 것이다. 이 단어 외에도 much나 still, far라는 다른 단어로 대치될 수도 있다. 어렵고 재미없고 딱딱한 문법을 영화 속의 대사로 공부를 한다면 훨씬 더 재미나고 흥미로운 법이다.


몇 페이지를 채 넘기지 않아서 또 마음에 드는 대사가 나온다.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다>에서 나온 대사다. You mad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는 대사가 있는 <중경삼림>. 책을 재미나게 읽었던 <오베라는 남자>, 감동적이었던 <쉰들러 리스트>, 흥미로운 이야기였던 <빅>까지 보았던 영화들이 너무나 많아서 계속 계속 내가 무슨 영화를 봤었는지 거기에서 무슨 대사가 나왔었는지 찾아보게 만든다. 거기다가 <메멘토>나 <노킹 온 헤븐스 도어>같은 작품은 대사를 보니 이 영화가 궁금해졌다. 이 영화들이 보고 싶어졌다. 그런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 만드는 책이 바로 이 시네마 명언 1000이다. 이 책은 읽는다기보다는 본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그저 단순하게 보아도 좋을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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