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왕 - 정치꾼 총리와 바보 아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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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실화야? (69p)


이케이도 준은 [한자와 나오키], [일곱 개의 회의] 등 기업소설로 유명하다. 그만큼 현실성을 잘 반영하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 작가가 이번에는 정치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물론 작가 특유의 블랙 코미디적인 경향은 여전하다. 지금 일본의 실정에 관해서 강하게 꼬집으면서도 유머감각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작가를 좋아하는 것이리라. 

 

사실 몸이 바뀐다는 소재는 너무 많이 써왔던 이미 식상한 소재다. 한국에서도 이미 90년대에 다 이용해버린 카드가 아니던가. 타임슬립과 함께 대표적인 고리타분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작가가 이용하면 달라진다. 현실적으로 몸이 바뀔리는 없으니 판타지 쪽으로 흘러야 하는데 작가는 거기에 과학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그런 조건을 둠으로 이 이야기는 판타지가 아닌 어쩌면 실제로 가능할지도 모른 sf같은 느낌이 들어버린 것이다. 작가가 설정한 조건에 의하자면 실제로 이런 일이 언젠가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백년 후나 천년 후에는 또 가능할지 누가 알겠는가.


약기하고 있어서 이런 사태를 회비하기 위해 작년부터 우리 당에서 실시해온 경제대책을 두습한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공구하고 있습니다. (111p)

아버지, 무토 다이잔은 일본의 총리다. 그리고 아들 무토 쇼는 대학생이다. 면접을 다니면서 자신이 취직할 곳을 찾고 있는. 표지에는 바보 아들이라고 되어 있지만 이 친구가 그렇게 맹하거나 진짜 바보는 아니다. 단지 노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아버지가 하는 일을 물려받을 생각은 전혀 없어서 그렇지. 그래도 바보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한자다. 일본 소설에 보면 자기 이름을 이야기 할 때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 한자라고 일러주는 문장들을 볼 수가 있다. 그것은 같은 한자라 하더라도 읽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분명 대학생인 아들은 아버지의 몸이 되어서 발표를 해야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원고를 잘 못 읽었다. 원고를 작성하는 사람은 당연히 한자를 섞어서 원고를 작성했고 원래대로라면 분명 잘 읽어야 하지만 이 한자 읽는 법을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세대인 아들은 그저 자기가 아는대로 최선을 다해서 마구 읽어버린 것이다. 결론은 이해되지 않는 문장들이 되었고 온 국민들의 놀림감이 되었다는 사실. 이런 코미디적인 요소들이 군데군데 들어가 있음으로 해서 이 이야기는 진중하면서도 유머감각을 잊지 않았다. 블랙코미디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쇼를 보고 있으면 오래 전에 내가 좋아했던 정치가가 떠올라. (290p)

작가는 아들이 된 아버지의 입을 통해서는 아들이 면접을 보러 가서 그 회사에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하고 있다. 물론 아버지가 된 아들의 입을 통해서는 일본 현 시대의 정치를 강하게 꼬집는다. 누군가를 해야 하는 말이지만 절대 누구도 하지 않는 말들이다. 작가는 그 말을 하려고 이 작품을 쓰지 않았을까. 지금 한국은 여러 곳에서 부정부패가 끊임없이 저질러지고 있다. 지금이 기회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일까. 가장 청렴해야 할 공기업들의 부패가 가장 극심하다. 자신들의 지위와 권력과 정보를 이용해서 오직 자신들의 배만 채우겠다는 심산이다. 그렇게 돈이 중요했던가. 그렇게 재산이 중요했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여야지. 자신들의 이익만 채우겠다는 그들의 마음이 아주 더럽다. 몸부터 정신까지 모조리 썩어있다. 이런 것을 꼬집어 줄 한국 작품들도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썩은 인간들이 이런 작품들을 읽고 정신을 차려야 할텐데 하는 것이다.

새로운 백신이 나왔는데도 일본 사람들은 오래된 백신을 맞았다는 건가요? (2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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