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 명화를 읽는 시간 - 내 방에서 즐기는 반전 가득한 명화 이야기
기무라 다이지 지음, 최지영 옮김 / 북라이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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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의 반전'이라는 공통적인 부제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보는 그림이 보이는대로 그대로가 아닌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 단순하게 작품이 그려져 있는 그대로 보는 것도  멋지고 좋지만 숨겨진 이야기를 안다면 그 그림들은 다시 보일 것이다. 이런 내용이 숨겨져 있었네 하면서 말이다. 그림을 보는 재미를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도 있겠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얼마전 스티커 아트북 명화편을 하면서도 다시 한번 더 보았던 그림이었다. 물론 루브르에 갔었을 때도 한참을 봤던 그림이었다. 워낙 사이즈가 컸고 내가 가는 길목에 걸려 있어서 더 눈길에 갔던 작품이다. 이 작품에도 반전이 있었다는 것을 지금에야 알았다. 다시 보고 싶어져서 사진을 찾아본다. 


<고흐의 방>은 고흐에 관한 전시회를 할 때 많이 봤었던 그림이었다. . 같은 구도의 그림이 세점이나 있었다. 구도는 같지만 전체적으로 색이 달랐다. 왜 그런지 궁금했지만 찾아볼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작가의 감정을 그려내고자 했기에 그때그때의 감정이 다른 색깔로 그려졌다고 한다.  각기 다른 그림이기에 이 작품은 네덜란드, 미국, 프랑스에 각각 소유되어 있다. 세 그림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도 책에서만 할 수 있는 재미일 것이다.


작가는 언제나 보는 것을 그대로 그리지는 않았다.  보았다 하더라도 이쪽에 있는 것과 저쪽에 있는 것을 따로 합성해서 상상의 산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진의 합성 기법이 그림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 것이다.  <카프리치오 작은 광장에 놓인 산 마르코 대성당의 청동말>의 경우 산마르코 대성당  중앙출입문 위에 있는 말 네마리가 광장에는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산 마르코 광장에 가본 적이 있다. 분명 말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 광장에 말이 있는 것도 멋져 보일 것 같다는 느낌이다.  


<오스트리아 왕비 엘리자베스의 초상>은 실제보다 이뻐도 너무 이쁜 왕비의 초상을 그렸다. 그림이라는 장르의 장점을 가장 부각시키는 것이 아닐까. 사진은 그대로를 담는다. 물론 변형을 해주는 어플이 있기도 하지만 실제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에 비해 그림은 작가의 능력이 어느 정도 들어가기도 한다. 물론 사진으로 본 실제 왕비의 얼굴도 이쁘긴 했지만 그림이 더 이쁘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퐁파두르 부인>은 본인이 배경을 꼭 집어서 그려달라고 요구했던 케이스다. 자신의 서재에서 손에 책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달라고 했다는데 내가 그림을 부탁해도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 이 그림은 왠지 모르게 너무 멋져보인다. 바로 뒤에 나오는 그림인 <프랑스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는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묘하게 달라보이는 것은 내가 가진 선입견  때문이려나. 앞쪽의 퐁파두르 부인은 실제로 책도 많이 읽었고 자신의 서재도 있었겠지만 이 여왕은 손에 책을 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소도구로 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소품 다른 느낌인 셈이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정말 많은 그림들을 보아서 많이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주로 크기가 큰 작품들이나 유명한 작품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다. <나폴레옹1세와 조세핀 황후의 대관식>도 그러하다. 컬러감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과의 차이를 느끼게 되는 그런 그림들이 가득한 루브르 박물관. 또 가고 싶다는 마음도 들고 아직 가보지 못했던 오르세 미술관이나 다른 미술관들도 가보고 싶다. 이 역시도 상상의 그림이다. 인물들은 실제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묘사되었고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들까지도 그려져 있다.


<최후의 심판>이나 <아담의 창조> 등 바티칸 미술관의 시스티나 성당의 그림들도 보인다. 그곳에 갔을 때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었다. 그래서 아름다운 그림들을 보면서도 남겨두지 못해서 조금은 아쉬웠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 여전히 멋지다는 생각이 들고 그때 바티칸 성당의 아름다움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양파 다지는 소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이 아닐까. 그냥 그림을 보면 동그란 통속에 가득 담겨진 양파가 있고 소녀는 손에 작은 칼을 들고 있다. 그림을 그리게 하려고 정면으로 얼굴을 향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손은 바빠보인다. 딱 보면 그냥 바쁜 여자아이의 모습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전혀 다른 그림임을 설명해준다. 그런 사실이야말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며 이 책의 부제가 왜 반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를 가장 잘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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