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긴 대한민국이나 북한이 아닌 제3의 공간, 아니 제3의 도시라고.(42p)

 

작가의 이름은 유명하다. 워낙 다작을 하시는 분이시기도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쓰시는 분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책을 처음 본 것은 소설이 아닌 다른 역사책이었다. 이후 [멸화군 불의 연인]을 읽었다. 독특한 소재의 팩션이라서 조금 흥미로운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일 년 정도 후에 [상해임시정부]를 읽었다. 내가 몰랐던 부분까지 다 드러나 있는 책을 읽으면서 내 나라, 내 조국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의 작가가 정명섭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읽었던 전작과 연결시켜 기억하지는 않았다. 작가의 존재가 아주 깊게 각인된 것은 바로 [유품정리사]라는 책을 읽고 나서이다. 읽는 내내 감탄을 금할수가 없었다. 팩션이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역사적인 사료가 바탕으로 깔려있다. 거기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픽션을 더했다. 팩트와 픽션이 합쳐져서 팩션을 만들어 내고 그 조화로움 단단히 뭉쳐서 배 이상의 효과를 발휘했다.

 

작가의 이름을 아주 확실히 기억했다. 이 작가가 쓰는 팩션이라면 무조건 믿고 읽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만든 책이다. 가장 최근에는 [무덤속의 죽음]을 읽었다. 탐정 을지문덕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였다. 을지문덕이라는 사람이 있는 줄은 알지만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처럼 크게 확 다가오는 것은 없는 그런 인물이었다. 작가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자세히는 모르는 그런 인물을 끌어내어 주인공으로 삼고 특별한 능력을 주었다. 대단하다.

 

반면 작가의 현대물은 읽지 못했다. 사실 작가의 작품은 역사 말고도 꽤 다양하다. 최근에도 현대물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워낙에 역사물에 깊이 감동을 받아서일까 역시 작가의 역사물은 대단하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제3도시. 이 한권으로 작가의 현대물에 대한 생각이 확 틀어졌다. 역시 하나를 잘하는 사람은 다방면에도 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제3도시는 개성공단을 의미한다. 북도 남도 아닌 제3의 공간. 그곳에서는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이 힘을 합해서 일을 한다. 총을 겨누고 있는 적이지만 한 나라였고 하나의 말을 쓰고 한 민족이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곳에서 원자재의 유출을 조사하러 간 강민규는 예상하지 못했던 살인사건과 마주치게 된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를 믿지 못하는 남과 북. 각각의 방문에 도어락을 달아놓을 정도로 믿는다는 것이 불가능했던 그런 곳이다. 핸드폰이나 cctv 또는 인터넷도 들어오지 않는 이 곳. 들어오는 것도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열려있지만 닫혀 있는 공간이나 다름 없는 이곳에서 살인자로 몰려버린 강민규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