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자리로 - 영광의 그분과 거룩한 발맞춤
C. S. 루이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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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예배에서 목사님이 설교를 하신다. 자주 등장하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C.S 루이스다. 목사님이 그 분을 좋아하셔서 그분의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이 문구만은 꼭 공감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으로 알려주시는 것일수도 있겠다.

 

저자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자라면서 무심론에 심취하기도 했고 그렇게 함으로 온전한 회심을 경험했다. 그 이후로는 기독교 사상가로서 뛰어난 저작들을 남겼다. 이 책은 저자의 작품들 중에서 기도를 다룬 글들을 엄선해서 묶은 책이다. 원래의 제목을 질문형 제목으로 바꾸어 저자의 글이 질문의 답이 되도록 편집한 것이 인상적이다.

 

내 기도가 통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가장 기본적인 궁금증부터 시작해서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아시는데 내가 외 구해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누구라도 한번쯤은 기도에 대해서 궁금했었던 질문이기도 하다. 혹시 하는 생각으로 남들에게 묻지 못했던 기도에 대한 질문들에 대한 응답을 이해하기 쉽도록 해두어서 더욱 옆에 두고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한번 읽기 보다는 여러번 반복해서 내 기도에 의심이 갈때 읽기 좋은 그런 책이다.

 

기도는 요청이기 때문이다. 강요와 달리 요청의 본질은 상대가 승낙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혜가 무궁하신 신이 유한하고 어리석은 피조물의 요청을 들으신다면, 당연히 승낙하실 때도 있고 거부하실  때도 있을 것이다.(15p)

 

비단 기독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기도는 누구나 한다. 특히 절박할 때면 더하다. 그런 기도를 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서, 즉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하나님이 없다고 무시해서는 안된다. 저자의 말을 본다면 왜 그런지 한번에 이해가 된다.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녔던 나조차도 간절히 기도했는데 들어주시지 않았던 기도가 있었다. 내 간절함이 덜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내 절박함이 하늘에 닿지 않았다고 생각도 했다. 극적으로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부인도 했다.

 

하지만 책을 보면 너무나도 잘 이해되지 않는가. 나는 이런 기도를 들어달라고 요청을 했고 그는 자신의 뜻대로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던 것 뿐이다. 그가 거절했다고 해서 내가 그분을 원망한다면 그것은 한낱 피조물에 불과한 조그만 나의 반항일뿐이고 바보같은 짓일뿐이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이렇게 글로써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리스도인은 이런저런 사건이 자신이 그렇게 기도했기에 일어났는지 여부를 물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모든 사건이 예외 없이 기도 응답임을 믿어야 한다. 기도한 대로 받든 그렇지 않든 관계없이, 관련자 전원의 기도와 필요가 모두 참작되었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72p)

 

위의 구절과 비슷한 맥락의 문장이다. 좋은 일이 있어도 나쁜 일이 있어도 우리는 그것이 기도의 응답임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모든 것을 다 하나님 마음대로 한다면 구태여 우리가 기도할 의미가 없지않은가 하고 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기도는 요청이다. 그러니 들어주실 수도 있는 것이다. 간절하면 더욱더 그 가능성은 높아지지 않을까. 그러니 우리는 하나님이 들어주시던 들어주시지 않던 기도를 해야 하는 것이고 멈출수가 없는 것이다.

 

왜 그 창조 행위 속에 자유 의지가 개입될 여지를 두었는지는 풀리지 않는 난제이지. 이것은 원수의 헛소리인 "사랑"의 배후 비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떻게 그러한지는 전혀 어렵지 않아. 원수는 인간이 자유 의지로 기여하는 행위를 미래로 내다보는 게 아니라 원수의 무한한 현재 속에서 보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위를 지켜보는 것이 곧 그 행위를 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100p)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문장이다. 무엇을 언급하는지 쉽사리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쉽지만 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인용한 부분들은 꽤 어려웠다. 원서에는 어떻게 쓰여졌을지가 궁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히려 그것을 읽었다면 더 쉽게 다가왔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두고두고 다시 곱씹어서 이해시켜야 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는 쉽지만 중간중간 철학적인 말들이 있어서 초심자에게는 어려울수도 있겠다. 기도에 회의가 드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겠다. 나는 기도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하는 사람에게도 추천이다. 나처럼 오래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 역시 꼭 읽어야 할 그런 책이다. 왜 목사님들이 자주 인용을을 하는 그런 저자인지 이 조그마하고 얇은 책 한권으로 여실히 증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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