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곤 우화 - 교훈 없는 일러스트 현실 동화
이곤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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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짓장도 맞들면? 정답은 물론 더 낫다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생각으로 본다면 얇디얇은 백짓장을 둘이서 마주 든다면 찢어져 버리고 말 것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 정답은 물론 먹이를 잡는다이지만 이 문제의 주어를 바꾸어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잡혀 먹힌다이다. 그것은 벌레에게 너무나도 슬프고도 가혹한 운명 아니던가.

 

이런 식의 비틈과 다르게 생각하기가 가득한 한 권의 책이다. 누군가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이솝우화를 잘못 쓴 오타가 아니던가 하고 말하기도 했었다. 묘하게도 일부러 맞춘 것은 아니겠지만 이곤이라는 작가의 이름은 이솝과 비슷하기도 하다.

 

우물 안 개구라는 속담은 자신의 좁은 세계 속에서 갇힌 사람을 의미하는 말일 것이다. 작가는 그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밖에 있는 사람의 경우가 아닌 우물 속의 개구리의 경우가 되어서 말이다. 그 속에서 개구리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활발한 개구리는 답답하다고 느꼈을수도 있지만 개구리는 나름 자신만의 세계를 누리고 즐겁고 재미나게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세상이 전부인지 알고 살아간다고 해서 무슨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니란 소리다.

 

작가가 의도한대로 우물 밖의 세상은 개구리에게 더 해로운 세상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는 또 그것을 보고 왜 용기가 없느냐고 위험을 마주하고서라도 이겨내야 한다고 그렇게 말할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의 관점은 저마가 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따라서, 자신의 성격에 따라서 각인각색이므로 누가 맞다고 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해 주는 것 그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조그마하고 작은 책은 너무나도 깊고 큰 이미지를 담고 있다. 작정하고 읽는다면 한 시간도 안되어서 다 읽어버리는 분량의 이야기이지만 제목을 보고 그림들을 다시 보고 생각해 보게 된다면 한없이 꼬리를 물고 나가는 생각이 이어지게 만드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

 

시대는 변하고 사람들의 생활도 변한다. 너무나도 빨리 변하는 시대를 따라잡기가 버겁기도 하다. 그래서 나이 든 세대는 그 빠름을 따라잡지 못해서 자신들의 세계에서 안주하는 것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것을 보고 우물 안 개구리라고 비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신의 삶에 충분히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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