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하이츠의 신 2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그저 단순하게 슬로하이츠에 모여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해 왔던 이야기는 결코 이 이야기가 평온하지 않음을, 미스터리함을 품고 있음을 서서히 내보이고 있다. 그것이 띠지가 말해주는 것이다. 2권을 읽고 나면 다시 1권으로 돌아가리라고 말이다. 이미 다 이해를 했기에 두번 다시 돌아갈 일은 없을 거라고 믿어왔다. 아무리 미스터리함을 품고 있어도 표방하고 있는 것이 추리나 스릴러가 아닌 이상 무에 그리 크게 놀랄 일이 있을 것이냐고 지레짐작했다.


뒤통수를 아주 크게 맞았다. 그런 일이 있을 줄은 결단코 알지 못했다. 아마 알았다면 놀라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들 사이의 관계가 그렇게 엮여져 있었다니, 그렇게 오래된 인연이라니 그러니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오랜만에 본다는 이야기를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그때서야 든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키다리 아저씨가 생각나는 시점이다.


슬로하이츠에는 여러 창작가들이 모여 산다. 그들은 잘 나가는 각본가나 소설가도 있고 계속해서 거절을 당하지만 자신만의 길을 꿋꿋하게 유지를 하며 그림을 그리는 이도 있다. 현실에 치여서 그림을 포기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가는 이도 있으며 누군지는 알지 못하지만 언제인가부터 이 집에 눌러 살게 된 소설가의 팬을 자처하는 이도 있다. 자신이 못났다고 여겨져서 이 집을 나가버린 이도 존재한다.


분명 누군가는 잘 나가는 사사람들에 대해서 질투를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하다. 그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그런 반면 질투를 발판삼아서 더 앞으로 나갈 수도 있다. 그들의 끝은 알 수 없다. 단지 지금 현재 자신이 생각하고 자신이 꿈꾸던 바를 마음껏 펼쳐 놓을려는 청춘들이 있을 뿐이다. 누군가 결혼을 해서 나가지 않은 이상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던 슬로하이츠에도 끝이 온다. 이 집의 주인이 다마키가 미국으로 가는 것이다. 그녀는 이 집을 그대로 두고 가겠다고 한다. 즉 이 곳에 계속 살아도 좋고 나가도 좋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자신의 자유에 맡기겠다는 그녀다.  누가 이 곳에 남고 이 곳을 떠나게 될까.


처음 1권을 읽었을 때는 지금 방송하고 있는  청춘기록을 연상하게 했다. 분야는 다르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면에서 아주 많이 닮아 보였던 것이다. 나는 그들의 때에 무엇을 하면서 살아왔던가. 나도 그들처럼 꿈을 쫓아서 열심히 달려가며 살아왔던가. 그저 단순히 시간이 지나는대로 살아오지는 않았던가. 슬로하이츠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들처럼 무언가를 만들거나 쓰거나 창조하지는 못해도 그들이 만들어 낸 작품들은 가장 먼저 보고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청춘기록

연출
안길호
출연
박보검, 박소담, 변우석, 하희라, 신애라, 권수현, 조유정, 양소민, 이창훈, 신동미, 한...
방송
2020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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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가고 그들도 영원히 청춘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그곳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모여 있을 것이고 그것이 또 이 세계에서 살아나는 힘을 줄 것이다. 다마키의 어린 시절이 담겨 있는 이야기. 모모카와 함께 했던 이야기. 어른들이 저질러 놓은 사건들 때문에 고스란히 피해흫 입게 된 그녀들이지만 그럼에도 가족애로 뭉쳤던 그래서 더 애틋하게 여겨졌던 이야기. 이야기가 끝나면 분명 당신은 다시 1권을 집어 들게 될 것이다.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라고 인사를 했던 그 부분을 찾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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