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중 삼국지 원전 최신 완역판 박스 세트 - 전10권
나관중 지음, 요시카와 에이지 엮음, 장현주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그 집 책꽂이에 이문열의 삼국지가 열 권이 주루룩 꽂혀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부러워했었는지가 어제같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나도 언젠간 사야지 했지만 마음과는 달리 점점 멀어졌고 잊혀져갔다. 그러던 어느날 아빠가 가져오신 묵직한 박스 하나. 그것이 바로 삼국지였다.

 

내가 바라던 이문열의 삼국지는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신이 났었다. 책을 사는 건 엄마나 나만의 일이었기에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한 조각의 추억이다. 아빠가 사오신 것은 온라인 서점에서는 책정보도 찾을 수 없는 그런 전집이었고 중국어 원서를 그대로 완역한 것이라서 읽기도 어려웠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읽었었고 5권 후반부부터는 마구잡이로 넘쳐드는 등장인물들 덕분에 아주 헉헉거리면서 기억하느라 애를 먹었던 책이 바로 그 삼국지였다.

 

이제 와서 삼국지를 다시 읽어본다. 내가 읽었던 완역본과는 다르게 일본 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에 의해서 평역된 이 시리즈는 독특하게도 중국문화 속에 일본문화를 녹여 내고 있다. 가령 이각과 곽사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이 사마라고 표현하는 부분이 그러하다. 일본어로 사마라는 것은 누군가를 상대방을 부를 존칭어가 아니었던가.

 

중국어에서 나올 수 없는 부분이고 우리나라 작가가 번역해도 나올 수 없는 그런 단어이지만 '평역'이라는 틀 안에서는 그것이 자연스럽다. 작가가 자신의 생각대로 어느정도의 번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임의대로 마구 이야기를 만들수는 없다. 기존의 이야기는 그대로 가져가되 자신의 색깔을 더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평역이다. 번역 소설을 읽는 새로운 방법을 또 하나 이렇게 알아간다.

 

삼국지에서는 전쟁이야기가 많이 등장을 한다. 권력 다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죽이고 죽는 일도 자연스럽다. 등장인물도 넘쳐난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그런 관계들을 이입시켜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전쟁에서는 승자가 있는 법이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러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혼자 살 수 없는 것이 사회이다 보니 우리는 누군가와 만나고 또 함께 살아가야 한다.

 

가장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라고 했던가. 이 삼국지의 인물들을 통해서 충분히 넘치게 그런 관계 정립에 대해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오랜만에 읽는 이 삼국지는 여전히 재미나다. 만약 도전하는게 어렵다면 나만의 노트를 마련해서 등장인물이 나오는대로 칸을 나눠서 정리를 하면서 읽어본다면 훨씬 더 쉽고 재미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나 역시도 그렇게 재미를 붙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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