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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회의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평점 :
기대하면 배신당하지. 대신 기대하지 않으면 배신당하는 일도 없어. (47p)
회사에서는 회의를 한다. 사장단 회의부터 시작해서 각종 작은 미팅들까지 회의는 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존재라고 여겨서 그런지, 하나의 주제를 놓고 여러 다른 사람들이 같이 일을 해서 그런지 끝없는 회의가 이어진다. 회의를 짧게 끝내기 위해서 팔굽혀펴기를 한 자세로 회의를 하는 사진을 보기도 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더 짧은 시간에 끝이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잘 알 수는 없다.
물론 회의가 길다고 해서 꼭 좋은 결과물을 배출하지는 않는다.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사람들의 집중력을 흐트러지고 결국은 쓸데없는 잡담만 늘어갈 뿐이다. 가능하면 가장 필요한 부분들로만 구성해서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사카도는 늘 양지바른 오르막길을 올라가고, 하라시마는 그늘진 내리막길을 계속 내려간다.(13p)
여기 한 회사의 회의가 있다. 영업2부는 자신들이 목표로 한 것보다도 훨씬 더 낮은 결과물을 내밀었고 그로 인해서 위에서부터 줄줄이 좋지 않은 소리를 듣게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그런가 하면 엽엉1부는 그야말로 기세등등하다. 자신들이 목표로 한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실적을 올린 것이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준 셈이니 칭찬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이렇게 회사란 곳은 경쟁의 연속인 것이다. 그러나 잘한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잘하라는 법은 없고 그것이 꼭 전부는 아닌 법이다.
대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하청은 적자가 된다. (87p)
회사가 크면 클수록 작은 부서들로 나누어진다. 하나의 일을 하기 위해서 혼자 다해야하는 소규모의 회사가 아닌 경우에는 하청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일거리를 나누어서 작은 기업들에게 맡기게 된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그런 자회사들까지도 자신들의 회사에 일거리를 넘겨서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들이 더 많다.
하청을 받은 회사들은 최선을 다해서 좋은 제품을 기한 내에 만들려고 노력을 한다. 그래야만 그들과의 계약도 유지가 될 것이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은수록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그들 사이에서도 비교를 해서 채택을 당하게 될 것이다. 대기업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누리려고 할 것이다. 하청업체들은 한건이라도 더 사업을 따려고 가장 낮은 가격을 입찰할 것이다. 모두가 다 규칙과 규격을 지켜야 하겠지만 그렇게 해서 손해보는 것은 누가 보상해줄 것이란 말인가. 여기에서 이상과 현실사이의 괴리감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일이란 말이지, 돈을 버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는 거야. 사람들이 기뻐하는 얼굴을 보면 즐겁거든. 그렇게 하면 돈을 나중에 따라와. 손님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장사는 방해. (365p)
청소년기를 지나고 대학까지 공부를 한 성인들은 자신의 직업을 찾아서 취직을 하게 된다.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평생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직과 전직을 반복하게 되기도 한다. 자신이 무얼을 잘하며 무슨 일을 하는 것이 좋은가를 찾지 못해서 방황을 하기도 한다. 일이라는 것을 무엇이라고 생각했는가. 그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었던가.
분명 도움은 되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은 맞는 것 같은데 기뻐하는 얼굴을 본 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들이 기뻐하면 돈이 저절로 따라온다고. 그것은 이상적인 말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말이기도 했던가. 적어도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회사에 있는 각기 다른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벌어지는 다중화자의 이야기들은 가긱 다른 시점으로 회사의 일들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 사람은 이런 일을 이렇게 해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그 입장이라면 그렇게 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그래도 옳은 건 옳은 거야. 잘못된 건 잘못된 거고. 그 외에 뭐가 있어. (32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