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다카하시 유타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1.

무릎이 나온 추리닝 바지. 화장도 하지 않은 얼굴, 그 상태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계약직이기는 해도 출판사에서 근무할 때는 일을 했고 돈을 벌었고 그런대로 살수는 있었다. 그마저도 잘려버렸다. 구직활동을 한지 벌써 몇개월째 이제는 실업급여도 나오지 않는다. 이미 핸드폰은 끊겼다. 당장 방세는 어떻게 내고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 것인가를 목하 고민중이었다. 그 고양이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2.

비가 오는 가운데 택배박스에 담겨진 고양이. 자신이 구하지 않으면 고양이는 더내려 갈 것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마땅한 사람도 없다. 조심조심 시도했으나 미끄러져 넘어지고 온몸은 진흙탕이 된 채 비를 다 맞아가며 겨우 고양이를 구해냈다. 까만 고양이. 이 아이를 구한다 해도 딱히 키울수도 없다.

 

그렇게 멍하니 있을때 나타난 할머니. 할머니는 자신의 카페로 데려가서 갈아입을 옷도 주며 고양이를 하루 맡아주었다. 그곳에서 발견한 점장모집. 숙식제공. 아무리 생각해도 이 구루미라는 여자는 결단력 부족이고 용기도 없고 추진력도 빵점임에 틀림없다. 아니 그날 그런 쪽지를 보았으면 당연히 할머니한테 물어보고 확답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지금 찬밥더운밥을 가릴 때가 아니지 않은가. 그날 밤은 고양이만 거기에 맡겨놓고 올때가 아니란 말이다. 이 여자야~~~~

 

다음 날 빌린 옷을 돌려주러 가봤자 이미 점장자리는 바이바이. 버스 떠난지 오래되었는데 손을 들어봤자다. 거기다 할머니는 급한 일로 아예 점장 자리를 물려주시고 가버리셔서 만날 수도 없다. 자신이 점장이라면서 기모노를 입고 나타난 한 남자. 어투도 이상하고 처음보는 사이임에도 말을 턱턱 놓는 등 한두가지가 걸리는게 아니다. 이 남자 대체 뭐지?

 

3.

이야기 속에서는 총 네가지의 커피가 나온다. 카페 드 폼, 커피 아마레토, 블랙커피, 마시멜로 커피. 블랙커피는 아메리카노를 연상하면 될 것 같고 그 외에는 전부 처음 들어보는 커피이자 마셔본 적도 없는 그런 커피들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분명 커피가 간절해질 것이다. 달콤한 듯 쓰며 진한 듯 부드러운 그 커피가 말이다. 지금 내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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