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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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때문에 태자를 폐해야 하고, 무엇 때문에 전쟁을 해야 하죠?

달리 무엇 때문이겠소. 제왕의 패업을 이루기 위해서지. (263p)

 

막연하게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집어 들었던 책이다. 워낙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중국소설인 까닭에 시작하기 전 등장인물 소개를 꼼꼼하게 읽어본다. 더군다나 역사소설이라서 나오는 인물의 이름이나 관계를 숙지하지 않고서는 전개되는 이야기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잡고 시작해본다.

 

단단히 먹었던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무섭도록 스피드를 내면서 읽혀지는 이야기. 장쯔이가 참여한 드라마로 만들어져 내년 방송을 앞두고 있는 이유를 알겠다. 기대작으로 꼽히는 이유를 알겠다.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드라마화 하지 않으면 어떤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겠냐고 생각될 정도로 재미있다. 그 어떤 말도 더 필요하지 않다. 단지 재미있다. 그것으로 끝이다.

 

왕궁을 배경으로 해서 왕과 왕비와 그 가족들을 비롯해서 권력가의 이야기들이야 어느 나라 이야기라 할지라도 다 재미나지만 역사와 로맨스와 액션들을 얼마나 적절한 비율로 딱맞게 섞어놓았는지 어,어, 하는 순간 저절로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손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장르소설과는 또다른 즐거움이며 재미다.

 

사람이 사회속에서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디나 권력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고 끼리끼리 모아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니편 내편 나누는 일은 이 세상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되어지는데 그것이 한 난라를 다스리는 패권다툼이라고 생각해보면 스케일은 더욱 커지고 즐거움은 배가되는 법이다.

 

아무. 왕현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아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꼬마아가씨. 왕씨집안의 딸이자 황후의 조카이며 그 이유로 황자들과도 자유롭게 왕래하며 황제의 이쁨을 받았던 그녀였다. 어느날부터인가 한 황자를 마음속에 품기 시작하고 연정을 키워왔다. 그것이 그대로 연결되어 혼인까지 이루어질 줄로만 알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더군다나 권력가의 일이라는 것이 어디 그렇던가. 그녀는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던 혼인을 하게 된다. 그러나 혼인날 신랑의 얼굴을 보지도 못한채 그는 전쟁터로 달려가버리고 만다.

 

그렇게 얼굴도 못 본 남편과의 혼인 후 3년이 흐른다. 그녀는 남편의 대적하는 무리들에게 납치되기에 이른다. 그녀가 납치되었다는 것을 그가 알고 구출을 하러 갈까. 한번도 보지 못했던 아내에 대한 애정은 있는 것일까. 부모와도 떨어진 채 생활하고 있던 그녀였기에 그녀가 사라진 것을 누구 하나 알기라도 할까. 이 사건을 계기로 아무가 세상을 향한 눈을 뜨게 되는 전개가 일어난다. 그 이전까지는 그저 얌전하고 온실속의 꽃같던 아무였다면 그 일 이후로는 당차고 권력이라는 것의 중심부에 서는 아무가 된다.

 

제왕업. 다시 말해 제왕의 일이라는 뜻의 제목. 이 제목에서 말하는 제왕은 누구이며 결국 마지막으로 권력을 잡게될 자는 누구일가. 그 어느 나라나 궁궐안의 일은 비슷비슷한 법이려나 읽으면 읽을수록 조선시대의 패권다툼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큰 규모의 이야기라도 생각하면 딱 들어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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