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해 기억해 모중석 스릴러 클럽 48
섀넌 커크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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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스캔을 보면 따님의 전두엽, 즉 합리적 판단과 계획을 담당하는 부분이 평균보다 크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 정도면 상위 1퍼센트에요. 음, 솔직히 말씀드리면 상위 1퍼센트도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21p)


아이를 가진 십대소녀. 학교를 가는 길에 납치를 당한다. 납치를 당한 사람의 보통의 행동이라면 놀라고 두려워하며 소리를 지르고 울거나 겁을 먹거나 욕을 하거나 애원을 하거나 떠는 것이 적당하겠지만 여기 이 아이는 결코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의 스위치를 끄고 냉정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절대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 상황을 어떻게 통제할수 있을까를 판단한다. 

 

그녀는 이제 차에 태워지고 이동되어져서 어느 한 장소에 갇힌다.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납치는 시간이 지나면 죽은 채로 발견된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 경우는 조금 다르다. 아이를 가진 소녀이다. 만약 아이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여유가 있는 것이다. 소녀는 자신의 아이를 무사히 지키고 자신도 지킬수가 있을까.

 

복수해 기억해. 명령문으로 보이는 이 두 단어가 잘 매치되지 않았다. 누구한테 복수를 하라는 거지? 기억해는 또 무엇을 의미하는 거지? 복수하라는 것을 기억하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기억해 복수해 이런 식으로 순서를 바꿔야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여러가지 의문은 책표지의 원제목을 보는 순간 더 헷갈려버렸다. Method 15/33 이건 뭐지? 방법 15와 33인가? 대체 뭘 의미하는 거지? 이 모든 의문은 책을 읽어가면서 자신이 필요한 도구에 숫자를 붙이는 주인공 덕분에 모든 것이 차츰 이해되기 시작한다. 연필을 달라고 하자 연필깍이가 들어있는 필통을 건네준 감시자. 참으로 감사하게도 연필깍이는 쓸모가 많았고 몸체에 15라는 숫자가 있었으므로 도구 15라는 명칭을 얻게 된다. 물론 작전에 15라는 숫자를 넣자고 꼭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자 이제 15의 기원은 알았다. 33은 뭘까? 이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33일째 되는 날 사용한 33번 도구. 이로써 이 모든 작전은 15/33이라는 명칭을 얻게 된다. 절대 제목만으로 내용을 유추할 수 없는, 오히려 내용을 읽으면서 제목을 유추해야만 하는 독특한 전개다.

 

당돌하고 당당하며 냉철한 주인공을 설정함으로 인해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뀐 듯한 느낌도 든다. <나홀로집에>라는 영화에서 케빈이 어수룩한 도둑들을 골탕먹이면서 신나하던 그 표정이 떠오른다. 물론 그때와는 조금 다르다. 누굴 죽이겠다는 의도는 없었던 그냥 도둑들과는 달리 여기 이 납치범들은  아기를 빼내고 임신부는 죽이겠다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저 단순하게 놀려주는 것만으로는 자신의 목숨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소리다. 그래서 더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행해진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전대미문의 스릴러. 당신은 이 십대소녀의 행동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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