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 - 매일이 행복해지는 도시 만들기 아우름 39
최민아 지음 / 샘터사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학교 운동장은 학교를 가지 않는 때에도 좋은 놀이터가 되어 주었고 만나는 공간이 되기도 했었고 어른들이 산책삼아 가는 곳이기도 했었다. 총기사건이 자주 퍼지는 미국에서는 아무나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다. 설사 학생이라 할지라도 그러하다. 학부모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성폭행을 비롯한 여러 범죄가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학교 운동장은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되었다. 그것이 바로 이 도시다.

 

사람들이 모여서 산다고 해서 무조건 다 도시라는 이름을 붙이지는 않는다. 인구 얼마 이상 그리고 주변에 공공기관을 포함한 생활에 필요한 공간들이 존재해야지만 비로소 도시라는 이름을 붙일수가 있다. 예전에는 도시와 지방의 차이가 크게 났다면 사실 이제는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의 경우에는 도시에 높은 건물들이 아파트가 많다고 하지만 지방에도 상당히 많은 고층건물들이 있기때문이다.

 

농사를 짓고 산과 강, 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소리다. 저자는 이 책의 부제로 <매일이 행복해지는 도시 만들기>를 달아 놓았다. 우리가 도시를 떠나서는 살기 힘든 법, 그러니 어떻게 행복한 도시 생활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설명인 셈이다.

 

아파트가 워낙 많다보니 자주 가는 곳은 몇동 몇호를 외워서 가는 것이 아니라 몸이 가는대로 이끌려서 가는 경우가 많다. 즉 초행자들은 상당히 찾기 힘들고 그나마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만이 숫자로 구성된 집들을 찾기가 쉬울 것이다. 그런 빌딩숲만이 무조건 도시생활은 아니다. 군데 군데 숨어있는 공원들을 본다면 말이다. 이런 공간들이 있기에 도시 생활에 숨통이 트이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 지어지는 고층건물들 사이에는 반드시 공원이나 녹지 공간을 조성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서울로 7017'이라는 길에 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낯설다. 생소하다. 고가도로를 없애고 사람이 다니는 길로 만들었다는 설명을 듣자 알았다. 서울역을 앞뒤로 도로를 없애서 만든 길,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홍보를 한다고 많이들 나오곤 했었는데 그게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은 그저 하나의 길로만 여겼었다. 그 길에 이름이 있는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 길에 가보고 싶어진다. 지금은 어떻게 변해져 있을까.

 

바르세로나의 중세지구에서는 차량공유서비스조차 이용할수가 없다고 한다.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다녀야만 한다는 소리다. 강제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옛도시의 사라지는 것을 막고 보존하고자 하는 현재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져서 공감하고 그들의 정책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적으로 옛것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짓는 것이 상책은 아니라는 소리다.

 

사람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곳, 도시. 지금의 도시가 수천년이 지난 후에는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 시간이 흘러서 또 다른 도시의 모습이 전해질수도 있다. 우리는 이렇게 또 도시 속에서 하루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