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천사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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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빤히 보이는 것을 주인공만 모르고 있었나보다. 왜 그런 영화도 있지 않았는가. 마을도 가족도 모두가 다 만들어진 것인데 주인공만 모르고 있었다는 그런 영화 말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삶을 살았지만 알고보니 그것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알았을때의 허무함은 어떨까.

 

일반적인 소설과는 달리 장르소설은 트릭이 너무 드러나거나 범인이 누구인지 대놓고 알려주거나 하면 그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작가들이 그렇게 반전에 연연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른바 서프라이즈다.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깜짝 파티, 그것을 위해서 작가는 이야기들을 풀어 놓으면서도 어떻게든지 마지막 히든카드 하나는 남겨 놓는 것이리라.

 

1800년대 후반에 태어나 1900년대 초반에 죽은 작가의 이야기답게 요즘의 소설과 비교하자면 약간은 심심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그 심심함이 정말 따분해서 못 견디겠다하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음식의 간으로 쳤을 때 약간 슴슴한 정도랄까. 깔끔한 맛도 더해져서 딱 떨어지는 느낌마저도 든다.

 

그래서 좋다. 복잡하지 않아서 머리 굴릴 필요 없이 그저 읽히는대로 마음이 내키는대로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정답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쉽게 쉽게 읽히는 것이 이 작가의 특징이다.

 

 첫작품인 [트위스티드 캔들]부터 시작해서 두번째 작품을 빼고 이책의 바로 전작인 [수선화 살인사건]까지 읽었다. 사실 두번째 이야기를 건너뛴 건 너무 대놓고 먹여주는 밥이 살짝 질려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이제와 생각하니 아깝다. 주는대로 잘 받아먹었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저지르진 않은 살인에 대한 댓가를 사형을 언도받은 메레디스. 그에게는 막대한 재산이 있다. 그가 죽으면 그 모든 재산은 자신을 이렇게 만든 그녀, 진에게도 돌아가게 되어 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그가 결혼을 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감옥에 있는 그가 결혼을 하는 것도 문제고 애인 하나 없던 그가 누구랑 결혼을 하는가도 문제다. 이 모든 것은 다 결국 돈 때문이다.

 

그 무엇보다도 돈 없는 생활이 무섭다는 진, 그녀는 메레디스가 가진 돈을 얻기 위해서는 살인도 방불한다. 한두푼이 아닌 어마어마한 돈이었기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고 그녀의 아버지가 진 빚때문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고 그녀가 가진 성격상 더욱 돈에 연연할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를 죽이고 누군가를 무고하게 몰아넣고서도 말이다. 그녀에게 돈이 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지금 그 돈은 누구에게 가 있을까.

 

당신이 간절하게 원하는 것을 누군가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상대는 당신에게 절대로 주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당신은 그를 파괴할 힘을 가졌어요. 그러면 어떻게 할 건가요? (2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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