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한국추리문학선 7
한수옥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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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죽이고 싶은. 죽이고 싶은...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제목을 되뇌게 된다. 아니 저런 단어 조차도 약하게 느껴진다. 이런 쳐죽일...이라는 말이 목구멍에서 맴맴 돈다. 차마 뱉지 못한 말이다. 이 모든 일이 단지 소설일 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비슷한 일들이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새에 어디선가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슬플 뿐이다.

 

성직자의 신분으로 속이고 접근하는 무리들, 자신의 권력을 대놓고 드러내며 이빨을 드러내는 무리들, 자신이 선생인 척하며 안심시키는 무리들, 한마디로 더럽다. 하기야 직접적으로 행하는 그들 뿐이랴. 그들에게 잘 보이겠다고 꼬리를 살랑거리는 인간들도 더럽고 그들을 도와주거나 그럴 수 있다며 인정해주는 사람들은 더 더러울수도 있겠다. 자꾸 제목을 되뇐다. 책장을 덮고서도 그렇게 된다.

 

가슴이 도려내진 채 죽은 피해자들, 한번으로 끝날 줄 알았던 사건은 계속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박쥐 모형. 범인은 무슨 이유로 이들을 이렇게 무참히도 살해하는가.

 

어떻게 범행을 저지르고 다녔는지는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다. 단지 사건간에 연관성만 보여주지 않았다. 작가는 철저하게 와이더닛과 후더닛에 초점을 맞추어 이 상황을 이끌어 나간다. 범인은 왜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것일까. 그는 누구인가. 두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분명 누구인지 밝혀내는 순간 이 모든 일을 저지른 이유를 알아낼수 있을 것이고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 딱 한사람에게로 용의점이 몰릴 것이다.

 

매춘으로 돈을 벌었던 여자. 그 여자가 죽임을 당했다. 수중에 가지고 있던 돈이 그대로인 것으로 보아 단순히 돈을 노린 범죄는 아닌 것으로 짐작된다. 즉각 수사팀이 꾸려진다. 그들은 증거를 모아보지만 유난히 눈에 띄는 박쥐인형을 빼고 별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다. 수표의 행방을 쫓아서 연행해 온 용의자. 그는 그녀에게 돈을 주긴 했지만 결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을 하는데 과연 그 말은 진실일까.

 

특색 있는 캐릭터가 존재하면서 팀의 구심점을 잡아주는 팀장까지 있는 이 팀이라면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해도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구성이다. 한 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면 즉시 같은 사건을 보는 다른 사람의 시점이 드러난다. 하나의 일을 두고 남편이 설명을 하면 그것을 아내는 이렇게 보았다라고 다시 설명해 주고 있는 식이다. 너무 자세한 설명이 아닌가 하지만 각기 마음 속에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보니 그렇게 설명해주는 방식이 오히려 더 가독성을 가져다준다.

 

오랜 기간에 걸쳐 자행되어 온 범행 아닌 범행. 분명 범인이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범행을 이해하게 된다. 그럴 수있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사적인 복수를 허락하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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