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통해서 처음
나온 스티커북은 굉장히 많은 다양한 변주를 이뤄왔다. 일단은 크기 면에서 다양성을 보여주었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에이포 사이즈에서 엽서
크기 정도로 작게 변화를 주기도 했다. 그렇게 작이지면서 스티커의 크기도 작아지고 모양도 단순화를 시켜야만 했다면 프리미엄에서는 사절지 정도의
크기로 판을 키워서 조금은 더 자세하고 원본에 가까운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했다. 판은 커졌지만 스티커 크기는 오히려 더 작고 많아지게 만든
이유다.
물론 소재 면에서도
변화를 중첬다. 단지 명화를 그대로 붙이는 것에서 변화해서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동식물을 다루더니 이제는 하나의 주제에 좀더 포커스를
맞추었다. 처음 여행을 갈때는 여러 곳을 한번에 둘러보려고 하지만 익숙해지면 한 지역을 정해서 조금 더 자세히 보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번 스티커 아트북의 주제는 고양이다. '고양이 집사'라는 말도 있듯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여러 고양이 종을 다룸으로써 조금은 더 많은 정보를
주려고 한 면이 엿보인다.
'검은 고양이 네로네로 귀여운 아기고양이~' 이런 노래를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바로 그 검은
고양이 네로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바로 이 스티커북을 통해서다. 이 검은고양이는 아마도 에드거 앨런 포우의 그 검은고양이일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살짝 무섭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에는 원래 종이름이 봄베이인 이검은 고양이를 포함한 열가지 종류의 고양이를 소개하고 있다.
샴고양이와 러시안 블루, 래그돌, 벵갈, 아메리칸 쇼트헤어, 페르시안, 한국 고양이, 아비시니안과 마지막으로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고양이다. 많이
들어서 익숙한 고양이들도 있고 이런 이름이 있었나 싶게 낯선 이름들도 있다. 내가 선택한 것은 앞에서 설명한 검은고양이인 봄베이
고양이다.
이 책으로 처음 스티커북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얼굴 부분과 다리 부분을
제외하면 비교적 큼지막한 조각으로 되어 있어서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미리 일러두는 바이다.
작은 조각이 많은 얼굴부분부터 붙여본다. 손으로도 충분히 할수 있지만 작은 조각들은 떼내는 것 자체가
어려우므로 핀셋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항상 딱 맞춰 붙이는 것을 좋아하는 나지만 이번 책에서는 띄움의 미학도 필요했다. 얼굴부분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수염이 지나가는 부분은 자리를 비워야 한다. 딱 맞게 붙였다가는 오히려 빈 공간이 남을 수 있으므로 선이 지나가는 부분을
확인하고 붙여야 한다.
얼굴부분을 끝내고 나면 그 다음부분부터는 일사천리로 행해진다. 큰 조각들이어서 굳이 핀셋을 사용하지
않고도 슬슬 붙여갈 수 있다. 스티커북으로 유명한 싸이프레스의 스티커치고는 조금 안 맞는 조각들이 몇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은 역시나 조금
아쉽긴 했다.
동물을 좋아해서 키우고 싶지만 여건이 안된다거나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줄
스티커북이다. 한번에 열 종류의 다양한 고양이들을 만날 기회가 어디 자주 있겠는가. 실제로 고양이들을 키울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아쉬운대로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고양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이 친구들은 하나하나 먹여주고 챙겨줘야 하는 그런
책임감에서도 벗어날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