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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 무심한 소설가의 여행법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선형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평점 :
분명 이 책을 먼저 시작했는데 도중에 새로 시작한 책이 너무 재미가 있어서 내쳐 달려 읽고 중단해두었던 이 책의 나머지 부분을 읽으려고 돌아왔다. 두 권의 책 모두 여행을 소재로 한 책이어서 그런지 비슷한 면도 보인다.
한국을 출발해서 유럽을 거쳐 동남아시아를 거쳐서 세계 여행을 한 책에서 대만의 타이베이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이 책에서 작가가 대만에서 열리는 북페어에 참가한 이야기를 읽고, 지난주 내가 다녀왔던 대만 여행을 비교해가면서 읽게 된다. 내가 직접적인 체험을 하지 못했다면 그저 단순하게 그런 곳이 있었구나, 나도 가고 싶은데 라는 생각만 했을텐데 직접적인 경험과 간접적인 경험을 한 곳에 넣고 섞으니 근사한 결과물이 되어 나온다. 역시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보다는 양쪽을 다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작가의 작품 [종이달]을 읽은 적이 있다. 상당히 획기적으로 느껴졌던 작품이었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와 비슷한 이야기가 실제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저질러지는 것을 보면서 소설이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그런 소설과는 또 전혀 다른 느낌으로 쓰여진 이 책이다.
어느 나라를 가고 그 곳에서 어느 도시를 가고 무엇을 했고 어떤 것을 느꼈고라는 천편일률적인 여행에세이가 아니다. 제목에서도 보여주듯이 그저 조용하니 자신의 이야기를 독백처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니 상대방이 들어도 안 들어도 상관없는 독백보다는 들어주는 화자가 존재하는 모놀로그 연극에 더 가까운 느낌이라 할 수 있겠다. 혼자서 자박자박 걷는다는 느낌도 받지만 누군가 동행이 있되 시끄럽게 떠들지 않는, 그저 단순하게 발을 맞춰서 걸어가고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작가가 방문한 곳은 태국과 캄보디아 같은 동남아시아 나라도 있고 프랑스 같은 유럽도, 멕시코 같은 남미도 있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놀러왔다는 서울도 있어서 더 반갑다. 작가가 서울에도 왔었구나 하면서 말이다.
자신이 여행을 가기도 하고 일 때문에 들른 곳도 있고 저마다 이유는 다양하다. 시끄러운 도시보다는 한적하고 바람이 솔솔부는 그런 휴가지에서 읽어주면 더 좋을 것 같은 그런 이야기가 가득한 한권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