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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ㅣ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강영혜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법률을 말하는 태도는 엄격하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어째서 이렇게 상냥할까. (24p)
이 책을 읽기 전 [테미스의 검]을 다시 꺼내 들엇다. 그 이야기에 판사 시즈카가 등장을 한다. 그녀는 검사들이 조사해 온 것을 바탕으로 사건을 보고 판결을 내렸다. 그것이 원죄가 되어 버렸고 더 비약해서 그녀의 스캔들로 퍼졌다. 그녀는 자신이 내린 판결에 책임을 다하고자 정년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자진해서 퇴임했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다. 퇴임하고 손녀이자 법을 공부하는, 장래 후배가 될 마도카와 함께 풀어가는 이야기.
경찰이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의 몸에서 나온 총알은 동료 경찰의 것이다. 그는 알리바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거로 인해서 일단 용의자로 몰린다. 진범은 누구일까.
할머니의 시체를 발견한 손녀. 그녀는 자신이 만든 케익을 가지고 할머니의 집 앞에서 배달원을 만나서 같이 집안에 들어갔다가 둔기로 얻어맞고 죽은 할머니의 시체를 발견한다. 범인은 누구인가.
신흥종교 집단에 들어가있는 경찰관계자의 딸을 빼내야 한다. 교주가 죽은 후 부활을 바라고 있는 신도들. 이 집단이 숨기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크레인 안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작업을 하는 것을 실시간 모니터로 확인했으나 범인은 보이지 않았다. 각기 따로 서 있는 두대의 크레인이지만 사람들은 외국인 작업자를 범인으로 지목하는데 그는 정말로 이 살인을 저질렀을까.
외국의 국가원수가 일본을 방문 후 자신의 호텔방에서 죽임을 당했다. 그의 방 앞에 있는 문들을 모두 열어 놓고 층 자체를 통제해서 누구도 들어올수도 나갈수도 없는 일종의 밀실형태다. 있었던 사람이라고는 대통령의 부인이자 그를 호위하는 사람들 뿐 이 중에서 범인이 있는 것일까.
총 다섯개의 이야기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각각의 이야기들은 쉴 새 없이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작가는 [테미스의 검] 이전에 이 책을 먼저 썼다고 하고 작가의 초기 작품에 속한다. 사건을 해결해 가는 시즈카 할머니는 사건의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단지 마도카가 등장을 할 뿐이고 가쓰라기가 사건 현장에 투입되어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가만히 앉아서 풀이를 하는 안락의자 탐정 형이라고 해서 긴장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저질러지는 일들은 살인을 비롯해서 상당힘 심각성을 띠고 있는 유형의 사건들이다.
그런 사건들을 경찰이 해결하지 못하고 도움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현실적이지는 못할지라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를 추구하고 있으며 겉으로는 평온한 듯이 보이지만 물 아래에서 미친듯이 발을 내젓고 있는 오리처럼 이 이야기들도 평온해 보이는 반면 그 이면에서는 많은 사건들이 물레방아 돌아가듯이 팽팽 소리를 내며 줄기차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도 외국인을 보기 힘든 나라였고 이주자에 대한 반감이 심한 편이었다. 그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미국처럼 다민족사회가 아닌 것이다. 그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므로 사회비판적인 면을 꾀하고 있다.
거기다가 마도카와 가쓰라기의 담백하면서도 심플한 사랑이야기까지. 생각지 못한 반전은 작가의 책을 읽었다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었다. 시즈카 할머니의 이야기는 계속 될 예정이다. 미즈비사 변호사와 와타세 경부 거기에 히포크라테스 시리즈에 시즈카 시리즈가 더해진다. 나카야마 월드는 어디까지 뻗어나갈 것인가.
일의 가치는 조직의 크기와 수입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자기 이외의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할 수 있느냐로 정해지는 거란다. (23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