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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와 몬스터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8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가이도 다케루는 일본 의학 장르소설 작가로는 일순위에 꼽힌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아리아드네의 탄환], [페르세우스의 영역]까지 한번도 실해하지 않았던 작가의 작품. 믿고 읽는 재미가 있는 그런 책들이다. 작가의 책은 의학분야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단지 그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나 사회면으로까지 크로스 되어 좀더 넓은 범위를 다루고 있고 그것은 결국 일본의 현실세계와도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아리아드네의 탄환]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Ai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은 작가가 실제로 Ai 정보연구 추진실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에서 비롯되기도 했을 것이다. 작가의 실제 상황을 자신의 책에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나니와몬스터. 처음에는 나니 '와' 몬스터. 이렇게 읽었다. 나니와라는 지명이 있는 줄 몰랐던 까닭이다. 오사카 지방을 '나니와' 라고 한다는 사전 지식이 없었던 탓이다. 나니와 지역의 몬스터라는 뜻일까. 과연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한 지역병원. 휴일에 환자가 발생한다. 열이 떨어지지 않은 아들을 데리고 온 엄마. 작은 지역인탓에 서로서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터라 휴일이지만 아이를 봐주기로 한다. 그저 일반적인 감기일줄로만 알았지만 아이는 캐멀바이러스로 판명되고 국가에서는 이 지역에서 더이상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게 격리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한다.
함부로 떠든 소문과 언론 보도를 맹목적으로 믿는 시민들이 그 가족을 아케이드 거리에서 내쫓은 거지.(128p)
아이는 며칠 지나지 않아서 나았지만 사람들은 전염성이 있을까 두려워하고 가게를 운영하던 그 집은 결국 그 지역을 떠나게 된다. 사람들은 소문만을 믿었던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임의대로 판단을 내린 것일까. 사실 그 바이러스는 나라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크게 위험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가끔 정치적으로 큰 이슈와 연예계 쪽에서 루머가 함께 터지는 날이면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연예게 소식으로 그 소식을 덮으려고 그러냐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까 하지만 소설 속에서의 일본이라는 나라는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얼마전 한국에서 전 대통령의 일과 한 커플의 결별소식이 함께 나온 날도 어김없이 이런 식의 댓글들이 달렸었다. 소설이 픽션이기는 하지만 아예 없는 허무맹랑한 말들을 지어 붙이기보다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허구를 쌓아올리는 것인 만큼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진다.
세간의 눈길을 피하고 싶다거나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아고 생각할 경우 일부러 다른 불상사를 내놓아 주의를 그쪽으로 돌리는 거죠. (277 p)
경찰이나 검찰 또는 정치계에서 사건이 일어난 경우 큰일을 무마시키기 위해서 다른 자질구레한 일을 먼저 터뜨리는 거다. 그것을 그들은 룰렛이라고 부른다. 누구 하나가 옴팡 뒤집어 쓸 수는 없으니 어느 부서에서 그런 일을 꺼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을 임의대로 돌아가면서 선정하는 것이다. 그만큼 각 부처마다 숨겨놓은 비리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비리들이 과연 일본만의 문제일까.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법의 세계에 절대 정의는 없다.(33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