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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신의 아이 1~2 세트 - 전2권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들어. 그런 존재가 있으면 어떤 곤경에 처해도 언젠가 다시 일어설 수 있어. 나는 그렇게 믿어. (472p)
함께 어울려 주는 동료가 있는 인생에 완패란 없어.(484p)
비슷한 표현의 두 문장이 있다. 멋진 격언과도 같은 표현. 둘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윗 문장은 다메이가, 아래 문장은 히로시가 한 말이다. 겉으로는 친해보이지 않아도 그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 말을 히로시가 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누구보다도 높은 지능을 가진 십대였던 그는 이 세상에 발붙이고 살아갈 수 없었다. 태어났다는 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아서 자신이 살고 있는 땅에서 유령처럼 살고있던 아이였다. 둘 다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든 상황이라 서로에게 없는 것을 보완하며 살았을지도 모르겠구나.(276p) 장애가 있는 사람끼리 도우면서 사는 것처럼 조금 모자란 지능을 가진 친구가 사는 것을 도와주고 그의 이름을 그의 호적을 빌려 살아가던 그였다.
그런 그가 감옥에 가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그가 연결해 준 좋은 가정에서 생활하면서 바뀌게 된 것이다. 환경이 바귀니 사람도 바뀌는 것이다. 결코 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식은 배울 수 있는 것이지만 감정은 배워서 알아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본능적으로, 본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어려울 줄 알았던 그가 변하게 된 것에는 주어진 환경도 중요했고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했다. '신의 아이'라는 타이틀은 얻지 못했을수도 있지만 그는 인간으로써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신의 이름을 빈 누군가의 아들로써 군림하는 것보다는 말이다.
꼬마아이는 그렇게 자신의 감정표현을 한다. 좋아하면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지지 못하면 망가뜨린다. 그것은 어린 아이일때만 가능했던 것인데 제대로 자라지 못한 사람들은 종종 그런 조건을 어른이 되어서까지 사용하려고 한다. 그것이 결국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 뿐 아니라 자기자신 조차도 힘들게 만든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말이다.
그 또한 그랬을 것이다. 자신과 비슷하게 닮은 히로시. 그를 자신의 수하에 두고 싶었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고 감옥에서 탈출시켜가면서까지 자신의 옆에 두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무위로 돌아가고 결국 히로시는 자신에게서 벗어난채 살아가게 된다. 그것이 못마땅했을까. 그는 히로시를 행복하게 하는 모두를 망쳐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 또한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제대로 바르게 성장하지 못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범죄라는 건 불행한 인간을 조금 행복하게 하고, 행복한 인간을 조금 불행하게 한다.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불가결한 것이라고 무로이는 설명했다.(20p)
범죄라는 것이 단지 이런 원칙에 맞게 행해진다면 그것은 이 세상의 균형을 잡는데 있어서 필요한 요소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과연 사람들은 행복해질까. 그렇다면 그것은 공산주의나 다를바가 없지 않은가.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모든 나라들의 목표일수도 있겠지만 비단 이런 방법을 통해서는 아닐 것이다. 비뚤어진 사람의 비뚤어진 사고방식이다.
히로시와 교도소 동기들 그리고 대학친구들. 히로시를 중심으로 해서 인간관계가 구성이 된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은연중에 사회성을 익히게 되고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 것이 아닐까. 비록 부모는 자신에게 줄 수 없었던 것이지만 좋은 사람들로 인해서 이제야 제자리를 찾아가는 그의 모습에 마지막 장을 덮으며 빙그레 웃음이 지어진다. 그래, 그것이 사람사는 맛이라고. 히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