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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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은 간단하고 진실은 어렵다. (32p)

 

작은 마을. 가족보다도 더 친한 이웃주민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시건이 벌어지기 전에는 말이다. 하키팀으로 유명했던 마을이었다. 그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마을에 하나뿐인 하키팀은 자랑거리이자 희망이었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유망주였던 하키선수가 감독의 딸을 성폭행했다. 그 사건이 묻혀질 뻔 했지만 용기있는 발언으로 인해서 모든 것은 다 드러났다. 그 이후의 이야기. 그 사건이 지나간 후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작가는 베어타운의 뒷 이야기들을 [우리와 당신들]이라는 이름으로 펴냈다. 하키팀을 상징하는 초록색을 표지로 삼아서 묵직한 페이지를 자랑하는 이 책은 그저 어떻게 보면 한 하키팀의 이야기이면서 한 마을의 이야기이고 또 옆 팀과 이웃마을과의 대립을 나타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각 중심인물간의 심경과 상황을 차분히 하나씩 세밀하게 그려냄으로써 이 간단한 구조를 늘려나갔고 가지에 가지를 치고 종래는 많은 열매를 만들어 냈다. 

 

유망주였던 선수는 이 마을을 떠났다. 그것으로 모든 일은 끝날 줄 알았지만 오산이었다. 그 상황을 직접 겪은 마야는 단짝 친구인 아나와 함께 숲에 다니면서 그 일을 잊으려한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 하키팀을 이끌어 갈 선수는 떠났고 그가 떠나면서 가망있는 선수들까지 데려가는 통에 이 베어타운의 팀에는 몇명 남지 않았다. 이들을 데리고 하키팀을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감독의 부인이자 마야의 엄마도 불안한 평균대 위를 걷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변호사인 그녀는 자신의 커리어를 더 키워가길 바라지만 남편이 하키팀을 이끌어 가는 한 그러기가 어렵다. 거기다가 딸까지 저렇게 되고 보니 더욱 신경이 쓰이게 된다. 자신의 일을 좆느냐 가정을 지키느냐 하는 것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도 매한가지인듯 보인다. 

 

여기 전편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가 등장을 한다. 하키팀을 이끌어 갈 새로운 코치다. 그녀는 이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적어 온 명단의 선수들을 캐치한다. 이것으로 가능할까 싶지만 그녀는 용케도 이들을 모아서 하나로 통합해낸다. 

 

너희가 떳떳하면 우리도 떳떳하다! (508p)

 

팀스포츠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무조건 우리, 우리가 강조되지 않은 팀은 이겨낼 수 없다. 개인의 자질도 중요하지만 하나로 모이는 것, 가족과도 아니 그보다 더 끈끈한 의리로 뭉치는 것, 그것이 바로 팀이 가져야 할 마땅한 미덕이다. 이들에게 그런 것이 있을까.

 

초록색의 베어타운과 빨강색의 헤드팀은 보색관계의 색깔만큼이나 명확하게 다른 팀컬러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모든 것을 그려내면서 절대적으로 베어타운에만 우위를 두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그들이 이겨야만 한다는 당연한 기대감을 좌절시킨다. 그럼으로 인해서 독자들이 더 몰입해서 읽게 만든다. 작가가 이기나 독자가 이기나 내기를 하게 만든다. 이 베어클럽을 중간에 매개체로 삼아서 이리 끌고 저리 당기면서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새다. 

 

처음에는 두꺼운 페이지로 인해서 조금은 묵혔다 읽었지만 그 묵직함에 비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속도감은 꽤 빠른 편이다. 세밀하게 하나씩 그려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두팀간의 시합이 벌어질때면 어느순간 나도 모르게 우리는 곰!을 외치며 응원을 하고 있고 그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헉하고 숨을 참게 만든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전작에서도 보듯이 역시 대단한 이야기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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