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웨이 부인]을 쓴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을 읽는 로라, 그리고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클러리서. 총 세명의 여자가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누구나 알수 있는 또 한명의 여자가 등장을 한다. 그것은 바로 버지니아가 쓴 책의 주인공 '댈러웨이 부인'이다. 총 네명의 여자들의 이야기가 교대로 편집되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독자들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누구의 이야기인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각 여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후회는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후회는 없다.(277p)
버지니아는 요양을 핑계로 런던을 떠나왔지만 여전히 그곳을 그리워하고 있다. 언니와 조카들이 왔지만 그 순간 집을 나와서 런던으로 갔다 올 생각을 한다.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닌 즉각적인 반응이다. 그녀는 왜 그리고 떠나온 곳을 그리워하는 것일까.
로라는 남편이 있고 아들이 있다. 그리고 뱃속에는 또 다른 아이가 있다. 그녀는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남편의 생일날 아들과 함께 케익을 만들지만 조금 잘못된 것을 핑계로 모조리 버리고 다시 만들기 시작한다. 단 몇시간이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찾아서 책 한권만을 손에 든 채 호텔로 향한다. 없는 남편을 핑계로 들면서 호텔에 투숙한 그녀. 단지 그곳에서 책만 읽다 나올 것인가. 버지니아가 런던으로의 도피를 꿈꾸었다면 로라는 호텔로 그녀만의 도피를 선택했던 것이었을까.
친구인 리처드의 수상을 기념으로 파티를 준비하는 클러리서. 리처드는 그녀를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부른다. 그녀가 그렇게 불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면서 딸이 있는 그녀. 딸이 데리고 온 파트너에 놀라긴 하지만 딸의 인생이므로 크게 간섭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요. 누구라도 그 이상은 할 수 없었어요.(323p)
별개로 떨어져 있던 이야기들이 한데 모이면서 알지 못했던 교차점이 생긴다. 알던 사람을 전혀 다른 곳에서 만났을 때 반가우면서 놀라움이 겹치는 그런 감정을 아는가. 바로 이 시점에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책장을 덮은 지금 동명의 영화가 궁금해진다. 저 세 명의 여자들이 입체적으로 행동하면서 책과는 어떻게 다른 이미지를 주게 될지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평범한 듯이 흘러가는 시간.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고 우리 모두는 그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당신은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는가. 시간의 흐름에 맞춰서 살아기고 있는가. 그 시간을 인식하고 있는가. 시간은 지금도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