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빨강머리 앤 : 초록지붕 집 이야기 (오디오북)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엄진현 옮김, 이지혜 읽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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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누구나 한번쯤은 따라 불렀음직한 노래. 바로 빨강머리 앤 되시겠다. 너무나도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의 앤을 이제와서 다시 읽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이것이 제목에도 들어있듯이 '오디오북'이라는 사실이다. 

책을 읽는 시대가 아닌 듣기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런닝머신을 걸으면서 책을 읽을수는 있지만 뛰면서 읽기란 불가능하다. 산책을 하거나 달리면서 읽는 것이란 더욱 불가능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걷거나 달린다. 감성은 자극되겠지만 그 시간을 조금더 효율적으로 사용해 볼 수는 없을까. 그것이 바로 읽는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일 것이다. 

책을 듣는다는 것은 본래 시각장애처럼 특정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활성되던 시장이었다. 그런 시장이 본격적으로 넒어지고 있다는 것은 멀티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그만큼 또 사람들이 귀찮음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오디오 클립으로 존재하던 것이 이제는 usb에 담겨서 책과 함께 출판되었다. 책의 표지에 꽂혀있는 usb를 컴에 연결해서 들으면 된다. 집안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고 파일들을 옮겨서 운동하면서도 들어도 좋고 차에서 운전하면서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책과 함께 보아도 좋고 따로 음성 파일로만 들어도 좋다.  

책표지에 삽입되어 있는 usb를 첨에 연결하면 여러개의 파일이 뜬다. 0부터 시작되어서 41번으로 끝나는 총 42개의 클립들. 서문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지은이 소개까지 여러개의 파일들을 차레대로 선택해서 들으면 된다. 물론 본문부터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서문을 건너뛰어도 좋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서문을 건너뛰고 1번 파일인 <레이첼 린드의 놀람>부터 들었으니 말이다. 

 

각 파일은 대략 25-30분 정도로 구성되어 있지만 책의 구성에 따라서 8분 정도의 짧은 파일도 존재한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35분 정도의 길이로 구성되어 있어 너무 길지 않아서 한번에 딱 듣기 좋은 분량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1번 파일부터 들어본다. 연극배우가 이지혜의 목소리로 담긴 본문.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은 평균정도의 빠르기에 메조 소프라노 정도의 톤을 가진 목소리가 듣기 편하게 만든다. 너무 높은 하이톤의 음색은 오래 듣기 피곤하고 너무 낮은 톤은 질려버리는데 반해서 적당한 톤과 빠르기여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거기다가 정확한 딕션까지. 뭉개지는 발음이 아니고 또박또박 읽어주어 단어들이 귀에 쏙쏙 들어와 박힌다. 백번 듣느니 한번 보는 것이 더 낫다고 했던가. 백번 듣고 눈으로 한번 보는 것을 둘다 하면 훨신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책과 usb가 세트인 이유다. 물론 듣기만 하겠다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음원만 따로 구입할 수도 있다

더구나 이 책은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을 해두기도 했는데 그런 세심함이 책을 더욱 원본의 의미대로 읽을수가 있어서 더욱 좋다. 어떤 번역들은 너무 원문의 의미를 바꿔 놓아서 읽기에는 편할지도 모르겠으나 원서와 비교했을 때 새로운 책인가 하는 느낌을 받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작의 의미를 잘 살리면서도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읽기 편한 번역이어서 더욱 만족스럽다.

총 619페이지의 상당한 두께를 자랑하는 책. 그중 518페이지가 <초록지붕 집 이야기>이다. 그 뒤로는 이 이야기를 만들게 된 루시 몽고메리의 일기가 더해진다. 작가의 일기를 읽으면서 독자는 어떻게 앤이 탄생하게 되었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 저자와 조금 더 가까운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없던 초록지붕 집에 앤이 도착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사실 앤이이 집에 오게 된 것은 우연이었지만 - 일할 남자아이를 찾고 있었으므로 -  매슈와 마릴라의 만남이 필연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었을까. 그들이 아니었다면 앤은 어디서 이런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날수 있었을까. 그들이었기에 이 천방지축같은 아이를 사랑으로 보듬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앤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내년에 에이번리 이야기를 시작으로 계속 시리즈가 연결되고 2020년까지 총 8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당분간 읽는 즐거움 뿐 아니라 듣는 즐거움을 만낄할 수 있을 것이다. 앤이 초록지붕에서 성장을 한 이후의 이야기도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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