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처럼 비웃는 것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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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구름이 여기저기서 소용돌이치며 엉켜들었다가 도로 떨어지고 맞닿았던 곳에서 새로 짙은 먹구름이 생겨나는 듯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380p)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에 이어 마지막으로 읽게된 산마처럼 비웃는 것. 다른 시리즈와 동일하게 한 마을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지며 기괴함을 장착하고 호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작가인 도조 겐야가 사건 현장에서 직접 이 사건을 풀어낸다.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모으며 그런 이야기들을 풀어내기는 하나 전형적인 탐정과는 거리가 멀다. 증거를 수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추리하는 것과도 약간은 거리가 있다. 일단은 이 사건들이 증거주의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귀신이 나타난다는 형식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설명을 할때도 이건가? 아니, 이것이 아니다 하면서 비틀기를 몇 번. 결국 진범을 밝혀내기까지는 주인공조차도 몇번의 실수를 거듭한 이후에야 겨우 밝혀낸다. 독자들은 그로 하여금 더욱 혼란스럽게 되며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수가 없게된다. 안심하는 순간 곧바로 다른 변주가 흘러가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을 앞두고 몇장의 이야기들은 더욱 집중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미리 말해두겠다.

 

자기가 몰랐던 기이를 조금이라도 접하면 그순간 모든 것을 잊고 그 대상물을 향해 돌진한다는 도조 겐야. 어느날 출판사로 들어온 하나의 원고를 접하고 그 사건이 일어났던 그 곳으로 향하게 된다. 늘 이쪽과 저쪽을 오가며 사건의 핵심에 다가가는 그는 명탐정과는 거리가 멀지만 단순하게 괴이수집가라만 명할수도 없다. 결국은 그가 사건을 해결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은밀하게는 그를 반탐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통에 따라서 성인참배를 하러 나간 한 남자는 그저 단순한 일방통행로에서 길을 잃고 만다. 갓난 아이의 울음소리로 인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달려가다 생긴 결과이다. 흉산이라고 부르는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지만 날은 저물고 그는 헤매다가 산속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 만다. 그것은 번듯한 집 한채이다. 나이 든 여자와 남자 한명, 그보다는 젊어 보이는 남자와 여자 한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꼬마 한명까지 그 집에서 살고 있다. 

 

길을 잃었고 산마에게 쫓기기까지 했던 그는 그곳에서 가족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루밤을 묵은 그는 아침이 되어 내려가서 인사를 하려고 하지만 아침밥을 먹는 중에 사라져 버린 가족들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분명 밥과 반찬이 그대로 있는데 가족들만 없어진 것이다. 그가 어젯밤에 본 가족들은 정말 존재했던 사람들일까. 

 

배가 고팠던 그는 가족들을 기다리다가 밥을 먹고 밖으로 나가기에 위해서 문에 손을 대는데 빗장이 질러져 있는 문. 밖에서는 빗장을 지를 수 없으므로 분명 아무도 나가지 않는 것이 분명할텐데 그렇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아무도 나가지 않은 이 집에서 밥을 먹다 없어진 가족들은 어디로 간 것인가. 한 명도 아니고 다섯명이 단체로 없어진 사건. 본능대로 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떠나는 그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서 이 성인참배를 무사히 마칠수가 있을까.

 

이른바 일가족 밀실 증발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겐야는 이 남자의 고향으로 향하게 된다. 단순하게 없어진 가족들만 찾아내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 사건은 일련의 살인사건과 엮이게 되면서 종잡을 수 없는 미궁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미쓰다 신조의 기이담에는 동요가 양념처럼 곁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크리스티 여사의 열개의 인디언처럼 불려지는 노래. <백색지장님 오른다>로부터 시작해서 <금색지장님 비?牙?다>로 끝나는 노래는 사건과 맞물려서 더욱 기이함을 자아내고 있다. 과연 전설의 존재 산마는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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