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사전조사
작가가 글을 쓰기 전에 하는
사전작업으로는 여러가지가 있다. 주인공을 정해야 하고 그들사이의 관계를 정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각 장르별로 나누어서 구성을 하기도 하고
마인드맵을 사용해서 한 단어씩 툭툭 던져놓고 사건들 사이의 연속성을 만들기도 할 것이다.
어느정도 틀이 짜여지면 자료조사를 해야
한다. 자신이 쓰고자 하는 부분이 전문적일 경우 더욱 시간을 많이 들여서 조사를 한다. 주인공이 의사이고 배경이 병원이라면 의료분야에, 변호사나
검사가 주인공이고 배경이 법원이라면 법률에 관한 부분을 더 세밀하게, 정치인이 주인공이고 주로 사건이 벌어지는 곳이 국회라면 그곳에 대하여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지만 좀더 사실성 있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전문성 있는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다. 그런 사전 조사가 부족할 경우 이야기는 개연성이 떨어지고 현실성이 없어지며 그 분야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 읽는다면 재미 또한 반감될 것이다. 테스 게리첸이나 가이도 다케루처럼 전직 의사였거나 존 그리샴처럼 전직 변호사였던
작가는 자신의 책에서 더욱 그 재주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김재희 작가 또한 해마다
여름추리소설학교를 열고 실제로 현장을 쫓아다니는 등 사전조사를 꼼꼼히 하는 작가일 것이다. [경성 탐정 이상] 같은 경우는 특히나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았기 때문에 아무리 픽션이라 하더라도 기존에 있었던 사건을 완전히 배제할수는 없었을 것이다.
프로파일러
특히 프로파일러를 주인공으로 삼아서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최근 나왔던 [이웃이 같은 사람들]에서는 김성호 프로파일러가 [섬,짓하다]에 이어서 등장을 했고 이번 책에서는 [봄날의
바다]에서 등장 했었던 감건호 프로파일러가 다시 등장을 한다.
프로파일러라는 특성상 전체의 내용을 다
이끌어가기는 어려운 탓일까, 그들의 활약은 다른 장르문학에서 형사나 경찰이 주인공인 이야기에서처럼 전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아니 오히려 허탕을 치기도 일쑤다. 사람이 신이 아닌 이상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마음을 다 읽는 것은
무리임에 틀림없다.
단지 여러가지 케이스를 통해서 일련의
사건들을 분석해서 조사하고 특이한 점이나 공통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사건에 한 획을 그어주는 명탐정 캐릭터를 생각한다면 조금 실망할수도 있지만 실제적으로 현실에서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를 생각해보면 이 편이 훨씬 더 인간적이라는 것을 인정할수 있을 것이다.
연인?
연인!
누군가 그랬다. 이제는 사람들을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누군가가 소개를
시켜 주는 것도 어느 정도 나이가 지나면 없어지는 법이다. 조선 시대만 하더라도 부모의 소개에 의해서 얼굴도 보지 않고 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 시대에도 서로서로 눈은 맞았을 것이고 연애는 했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sns의 발달로 인해서 누군가 소개시켜 주지 않아도 일대일로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이것에도 또한 폐해가 따르게 된다. 자신을 소개해 놓은 정보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가 바로 그것이다. 자신이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 그랬소 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없다면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인지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기야 사람이라는
존재가 안다고 알아지는 것이 전부일까마는.
한 남자
백화점 매장에서 일을 한다. 서비스 직업이기에 남들에게 누구에게나 상냥하게 대한다. 조금 과잉된
모습이 없지 않아 있지만 한때 아이돌데뷔를 생각했을 정도로 곱상한 외모도 한몫 할 것이다.정작 자신의 어미에게는 욕과 무관심을 일삼을지라도
말이다. 아는 바텐더 형에게 음료를 부탁하고 그가 얘기해주는 여자를 보았다. 단지 인사만 나누었다.
한 여자
출판사에서 일한다. 자신에게는 사이코패스만 달라붙는다고 여긴다. 매사 모든것이 시큰둥하다. 속이
답답하고 인간관계가 넓지 않다.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고 싶지만 그럴만한 존재가 주변에 없다. 친한 친구 커플을 따라 클럽에 갔다. 곱상해보이는
이미지의 그가 바텐더가 사는 것이라며 맥주를 들고 온다. 인사를 나눈다.
탐색 - 익숙해짐 -
?
누구나 처음 사귈 때에는 서로간에 조금
탐색을 하기 마련이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이기 때문에 예의를 차리고 존댓말을 사용하며 거리감을 둘수도 있다. 그 당시에는 누구나 서로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한다. 특히 여자들은 자신들에게 매너있게 대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것이 오직 겉으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조심해야 할 것이다. [비하인드 도어]에서도 남들에게는 세상없이 극히 다정한 남편이 알고보니 사이코패스가 아니었던가. 누군가 사람이
죽었다고 하면 경찰들이 가장 먼저 의심을 하는 것이 배우자나 연인이 아니었던가.
'사랑'이라는 것이 폭력을 무마할수는
없는 법이다. 아무리 사랑이 모든 것을 감싸준다고 해도 말이다. 질투도 사랑이라고 정당화 시키는 사람도 있다. 서로간에 어느 정도의 질투라는
것은 존재한다면 윤활유가 된다. 자신만의 사랑이라는 것, 소속감을 의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도가 심해진다면 그것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 의심증은 결국 폭력을 낳는 법이다.
표정 없는 남자
표지의 그림을 다시 본다. 넓은 어깨와는
대조적으로 곱상한 얼굴. 그 얼굴은 꽃으로 만든 레이로 눈을 가리웠다. 큼지막한 손과는 대조적으로 길쭉하고 얇은 손가락은 꽃잎을 한껏
그러모았다. 달콤한 향이 나는 꽃. 그것으로 가린다고 해도 결국 그는 눈을 가린 것이다. 아무리 꽃잎을 가슴에 품고 있다 해도 그 속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는 달콤한 향기로 둘러싼 안타까움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