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의 겨울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5
토베 얀손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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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연일 최고온도를 경신하고 있는 여름이다. 이 여름이 이렇게 더워지게 아니 끓어오르게 된 건 진짜 이상기온 때문일까. 이대로라면 지구가 끓어넘친다해도 믿을 판이다. 이런 더위를 식혀주려고 나타난 것일까. 돌아온 무민은 '겨울'이라는 계절을 들고 나타났다. 


핀란드의 겨울은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피해서 갈만큼 춥지 않던가. 사우나가 발달할만큼 추운 나라가 아니었던가. 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라는 출판사의 의지가 돋보이는 듯 해서 반갑기까지 하다.


무민의 겨울


무민가족은 겨울잠 중이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무민가족만의 방법이다. 그들은 봄이 온 뒤에나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어쩌나. 여기 불쑥 무민이 깨어버렸네. 다시 잠들면 되지 했지만 잠은 오지도 않고 엄마를 깨워봐도 무민마마는 깰 생각이 없다. 혼자 남은 무민은 무얼하며 이 긴 겨울을 지낼까.


생각보다 무민은 씩씩하게 잘 지냈다. 물론 그의 주위에 좋은 친구들도 있었다. 투티키, 헤물렌, 미이, 꼬리 긴 다람쥐, 이름 모를 손님들까지 제대로 된 파티를 한 것처럼 정신없는 겨울을 무민은 보낸다. 생전 처음으로 이라는 것도 보았다. '눈이 이렇게 오는구나. 땅에서 자라는 줄 알았는데.' (131p) 이라고 생각하던 무민은 이제 겨울도 좋아!라고 외치게 된다. 


눈이 많이 오는 무시무시하게 추운 겨울을 피해서 겨울잠을 자던 무민이 이제 겨울의 참맛을 알아버린 것이다. 이제 무민은 내년에 또 겨울잠을 잘까 아니면 겨울을 즐기기 위해서 겨울잠을 자지 않으려고 할까. 


이 무민시리즈의 번역자는 따루 살미넨이다. 어디선가 이름이 낯익다. 방송에서 보이는 그녀다. 핀란드 사람이 지은 책을 핀란드 사람이 한글로 번역을 하다니 그녀의 한국말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 싶다. 번역은 원 언어를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바뀌는 언어의 능통성이 중요하다. 얼마만큼 읽는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원작의 뉘앙스라던가 특징도 그대로 살려야 하니 두 언어 모두 잘하는 것이 기본이겠지만 말이다. 


그녀 이전에 이런 번역을 본 적이 있다. [사신의 술래잡기]라는 책이었다. 중국작가가 쓴 책을 중국인이 한국어로 번역을 한 책인데 번역자가 서울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이었다. 실제로 그녀를 만나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자신의 국적을 말하기 전까지는 그녀가 한국 사람인줄 알 정도로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한다. 그 정도 되니 번역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상에는 참 다재다능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따루 번역가의 번역은 거침없이 잘 읽힌다. 번역가의 이름을 모르고 읽는다면 전혀 모를 정도로 말이다. 여전히 더운 여름, 무민을 따라서 시원한 핀란드의 겨울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지. 무민과 함께 눈싸움도 하고 스케이트도 타고 파티도 하고 말이다. 예이~ 신나는 여름이 될 것이다. 겨울이 벌써부터 그립다.


하나 더, 올해 2월에 개봉한 <겨울왕국의 무민>과 함께 이 책을 보는 것도 색다른 비교 포인트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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